20대 한인여성 봉변 동영상
뉴스로=민병옥기자 newsroh@gmail.com
“아시안한테는 방 줄수 없어. 그게 바로 트럼프가 있는 이유야.”
20대 한인 여성이 에어비앤비 회원인 미국여성으로부터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人種差別) 폭언과 함께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5일 캘리포니아 지역방송 KTLA의 스티브 쿠즈 기자가 페이스북에 피해여성의 사연과 인터뷰 동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어 전국방송 NBC와 워싱턴포스트가 잇따라 보도하면서 네티즌들이 들끓고 있다.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에 거주하는 서다인(25)씨가 봉변(逢變)을 당한 것은 지난 2월 17일 프레지던트데이 연휴로 거슬러 올라간다. UCLA 법대 졸업반으로 리버사이드 카운티 법원 관선 변호사 사무실에서 클럭으로 일하고 있는 서씨는 약혼자와 프레지던트 연휴 주말을 즐기기 위해 에어비엔비를 통해 빅베어 인근 러닝스프링스의 산장을 한 달여전에 250달러에 예약했다.
이후 두명의 친구와 애견 두 마리를 동반하면서 산장 주인에게 50달러의 추가요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하고 여행길에 오른 서씨는 도착 15분전 집주인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집을 빌려줄 수 없다는 황당한 텍스트 메시지를 받았다.
서씨가 공개한 문자메시지 스크린샷에 따르면 타미라는 집주인은 돌연 “일년중 가장 바쁜 주말에 강아지 두 마리가 방을 쥐어뜯는데 50달러라니 당신 아주 제정신이 아니다. 사기꾼(con artist)"이라며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했다.
서씨가 강력히 항의하자 “당신이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인간이라도 방을 줄 수 없어. 그 이유는 당신이 아시안이기때문이야”라고 노골적인 인종차별 문자를 보내왔다. 이어 “외국인에겐 방을 안준다”는 이 여성에게 서씨가 “난 미국시민이다. 당신의 차별행위를 에어비앤비에 알리겠다”고 하자 “맘대로 해. 그래서 우리한테 트럼프가 있잖아”라며 약올리듯 말했다.
눈보라를 뚫고 산장으로 향하던 서씨 일행은 갑작스런 취소에 놀라 차가 길 옆 도랑에 미끄러지는 사고까지 당했다. 마침 인근에서 악천후 상황을 취재중이던 KTLA 쿠즈 기자가 이들을 도우면서 서씨와 ‘폭설 인터뷰’까지 하게 됐다.
2분여의 동영상에서 서씨는 처음엔 차분하게 겪은 일을 전하다 ‘아시안이라서 방을 못준다’는 말을 할때부터 감정이 격해진 듯 눈물을 쏟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씨의 동영상은 공개된지 사흘만에 조회수가 310만을 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서씨에게 동정과 함께 산장주인의 인종차별 발언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언론 보도로 파문이 확대되자 에어비앤비 측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혐오(嫌惡)스런 행위다. 우리는 모든 고객에 대한 차별금지 정책을 위반한 숙소 주인의 호스트 자격을 영원히 박탈(剝奪)했다”고 밝혔다. 서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에어비앤비가 예약금 일체를 변상하고 우리 일행을 위해 호텔 1박을 제공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세살 때 미국에 온 시민권자 서씨는 “23년간 살아온 미국은 나의 고향과 같다. 여기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를 떠나서 단지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이런 부당한 대우를 당한게 너무나 속상했다”면서 “미디어를 통해 동영상이 퍼지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표하고 응원해주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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