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즈법안’ 지지 선언…민주-공화 정면대결 예상
합법이민 절반으로…고임금 직업에 유리하게 변경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전 백악관에서 데이빗 퍼듀 연방상원의원(공화,조지아)이 톰 코튼 의원(공화,아칸소)과 함께 발의한 ‘강한 경제를 위한 이민개혁법’ 일명 레이즈(RAISE) 법안을 공개했다. 이 법안은 공화-민주 양당간의 이민 논쟁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미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다고 밝힌 레이즈 법안은 고도의 기술을 가진 이민자에게 우선권을 주면서 이민허용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미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올린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레이즈 법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기존의 취업영주권 시스템을 캐나다나 호주와 유사한 기술에 기초한 포인트 시스템으로 교체한다. 이 시스템은 어떤 이민자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경제를 확대할 수 있는지 우선순위를 정하게 된다. 신청자는 교육수준, 영어 구사능력, 고임금 직업, 나이, 뛰어난 업적, 기업 활동 등에 기초해 포인트를 받게 된다.
2.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의 미성년 자녀 및 배우자에 대한 이민 우선권은 그대로 유지한다. 반면에 특정 카다고리를 연장하거나 성인 가족 구성원을 위한 우선권은 폐지한다.
3. 사기 등 그동안 많은 문제를 일으켜왔던 일명 비자 복권(Diversity Lottery)은 없앤다. 현행 연간 5만개 비자를 발행했던 것인데, 당초 취지였던 다양성이나 인륜적인 면에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4. 난민에게 주어지는 영주권 수를 연간 5만개로 제한한다. (참고로 지난해 미국에 입국한 난민은 11만명이었다.)
퍼듀 상원의원은 “지금 우리의 이민 시스템은 우리의 경제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 세계의 재능있는 인재들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와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일하겠다는 것은 환영한다. 레이즈 법안은 기술 기반 시스템으로 우리의 경제적 요구에 더 대응하고 미국 근로자들에게 질높은 일자리를 보전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계와 이민단체들은 이번 법안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인권수호 측면에서 난민 수용은 줄여선 안되며, 이민자들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긍정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의 비숙련 취업이민자들이 영주권 획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대다수 비숙련 이민자들과 그 가족들이 일해왔던 직종은 미국인들이 회피하는 업종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민자들이 하던 일을 과연 미국시민들이 하겠느냐는 점과 그 일자리의 임금을 올린다면 소규모 업주들의 임금부담이 또 다른 경제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료보험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는 트럼프가 취임 초부터 강력히 추진했던 반이민정책이 법원의 저지를 받아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이민개혁법안 역시 가야할 길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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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레이즈 법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이 톤 코튼 상원의원, 오른쪽이 데이빗 퍼듀 상원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