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이용한 병원내 통역, 오역 가능성 높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영어 능력이 부족한 환자일수록 적절한 의료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적어지며 환자들의 만족도 역시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올랜도 센티널>이 지난 16일 보도했다.
시카고 러쉬 의과대학에서 마이너리티에 대한 의료처방 불균형에 대해 연구하는 엘리자베스 제이콥스 교수는 “영어를 못하거나 아주 조금 구사하는 사람들은 영어를 충분히 구사하는 사람들에 비해 병원에서 여러가지 테스트나 추가 방문을 제안받을 가능성이 적어지며 이들의 만족도 역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에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들 중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를 가정에서 사용하는 인구가 약 5천만명이며 통역원의 필요성을 느끼는 의료계 종사자들의 수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 직원에 의한 통역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는 '플로리다 병원 그룹(Florida Hospital Group)'의 홈페이지. |
이 때문에 병원내에 비영어권 환자들을 위한 통역에 대한 연방 법률이나 관련 법규들이 제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르는 세부실행내용이 아직 제정되지 않아 병원측은 직원들의 언어교육서부터 전화를 이용한 통역 서비스, 혹은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직원에게만 의존하는 등의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로리다 병원 그룹(Florida Hospital Group)’의 병원들 중 7개의 병원과 14개의 개인병원이 현재 외부 통역관을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랜도 병원 응급실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비디오 폰으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비디오 폰 시설은 응급실에만 설치되어 있다.
의사나 간호사가 직접 외국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많은 병원들이 전화를 사용한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직접 통역관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통역 서비스의 비용이 적게는 시간당 30불에서 80불, 개인 통역관의 경우 최고 시간당 150불까지 지불해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이러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병원들은 환자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을 이용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랜도에 있는 재향군인 병원(VAHC)의 경우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의 명단을 만들어 놓고 통역이 필요할 때 마다 사용하고 있다.
직원에만 의존하는 통역 서비스 문제 많아
그러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에게 통역을 시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 대학이 스페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간호사를 상대로 총 21개의 진료과정에서 통역의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 절반정도가 환자의 상태나 관심을 의사들에게 잘못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에게만 의존하는 통역서비스는 오역외에도 외국어 실력을 갖춘 직원의 수가 태부족하다는 점에서도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직원들에 의한 통역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는 오렌지 카운티 보건국 산하의 이스트사이드 클리닉의 경우 통역을 할 수 있는 직원이 항상 대기상태에 있을 수 없어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통역을 기다리거나 서투른 영어로 자신들이 직접 의사소통을 해야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러한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직원의 부족 현상때문에 영어를 모르는 환자들의 경우 자신의 아이들이나 가족들 중 영어를 보다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