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고통 여전” 집행 반대 속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 24일 약물 처형된 사형수 마크 어세이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에서 24일 오후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수는 53세 백인 남성 마크 어세이. 백인 우월주의자로 알려진 어세이는 지난 1987년 잭슨빌에서 30대 흑인 남성과 20대 중남미계 혼혈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런데 이번 사형 집행은 사형집행 약물과 관련하여 세간의 주목 받고 있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사형 집행에 사용된 일이 없는 새로운 마취제 에토미데이트(etomidate)가 처음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2012년 3월 사형수 디아즈에 대한 약물 처형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플로리다는 사형 방식의 하나로 사용된 약물주입과 관련하여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약물 주사 처형에는 보통 고통을 느낄 수 없게 하는 마취제와 신체를 마비시키는 약물, 또 심장을 멈추게 하는 약물 등 세 가지가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플로리다에서 이번에 약물 사형 첫 단계에서 새로운 약물이 사용되었고, 플로리다 교정국은 이번 사형 집행 과정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약물 주사 처형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사형 집행에 널리 사용됐던 미다졸람(midazolam)이란 마취제가 제대로 들지 않아서, 사형수들이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는 사례가 나와 많은 논란이 벌어졌다. 미다졸람 사용이 잔인한 방식의 처형을 금지하는 연방 헌법에 위배된다며 여러차례 소송이 제기됐었다.
대법원에서 위헌이 아니란 결정이 나오긴 했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약회사들이 사형집행용으로 미다졸람 공급을 거부하면서 약물을 구하기 힘들게 되면서 교정당국은 난처한 지경에 처하게 된 것. 그러던 차에 플로리다 교정당국이 이번에 새로운 마취제 사용을 시도해 전국적인 뉴스에 올랐다.
하지만 교정당국이 부작용이 없다는 발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약물 사용에 대한 비판은 여전했다.
사형수 어세인의 변호인들은 에토미데이트를 사용했을 때 환자들에게 고통을 일으킨 일이 있다고 주장하며 사형의 일시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주 대법원은 어세이가 고통을 느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전문가 4명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새 약물의 사용을 허용했다.
플로리다에서는 지난 2012년 3월 13일 사형수 앤젤 니브스 디아즈(55)에 대한 사형집행 문제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형수의 인권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일반적으로 플로리다에서 사형수에 대한 독극물 처형시 사형수는 독극물이 주입된지 3분에서 5분 사이에 의식을 잃고 움직임이 중단되는 것이 보통이며, 죽음에 이르는데 걸리는 전체 시간은 15분 이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당시 디아즈의 경우는 무려 34분이나 걸렸다. 사형집행에서 디아즈는 첫 독극물 주사를 맞은 후 24분 동안 얼굴를 찌프리거나 눈을 깜박였고, 입술을 핧으며 숨을 내 쉬었고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달싹거렸다는 것이다.
결국 사형집행관들이 두번째 독극물 주사를 놓은 10분 후 의료진들은 디아즈의 사망을 선언했지만, 첫단계에서부터 약물의 효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변호사들은 주장했다. 디아드 처형 사건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미국 의회와 대법원서까지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은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