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이후 최악, 180시간이 연기로 가득
지난 7월 8일 이후, 록키 산맥 서쪽의 BC주 산불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퍼져나감에 따라 캘거리의 여름 하늘은 연기로 가득 찼다. 지난 21일 기준, BC주에는 여전히 137개의 산불이 진행 중으로, 밴프와 가까운 버단트 크릭 지역을 포함해 이미 1백만 헥타르 이상을 불태운 상태다.
캘거리에서는 지난 8월 21일까지 산불 연기와 연무로 희뿌연 날씨가 27일 유지됐으며, 발생 시간은 총 246시간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년 평균적으로 캘거리는 7월에는 약 2시간, 8월에는 4시간 정도 연기로 뒤덮이는 날씨를 겪어왔다.
캐나다 기상청 수석 기상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산불과 훨씬 가까운 밴쿠버와 빅토리아도 캘거리보다는 맑은 날씨를 보인 날이 많았다”면서, 여름 내내 이어진 고기압의 영향과 덥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은 날씨가 산불 연기를 오랜 기간 유지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특히 고기압 시스템이 캘거리의 하늘을 돔처럼 덮고, 산불의 종단 파이프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필립스는 비만 적절히 내려줬더라도 연기를 어느 정도 걷히게 할 수 있었으나, 올 여름은 특히 건조하여 지난 7월에는 단 8일만 비가 내린 것도 원인이 됐다고 전했다. 게다가 7월의 총 강수량인 55mm의 대부분도 하루 동안 내린 폭우로 인한 것이었다.
캘거리 날씨를 기록하는 YYC Weather Records 트위터 운영자인 날씨 역사학자 롤프 캠벨은 지난 8월 17일 기준으로 캘거리는 올해 180시간의 연기로 꽉 찬 하늘을 보였다면서, 이전에 가장 오랜 기간 연기가 발생했던 것은 1969년의 268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캠벨의 조사에 의하면 올해 캘거리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2시간동안 연기가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이어지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캘거리의 대기질은 ‘낮음’에서 ‘보통’정도의 위험을 유지했으며, 도시의 종합병원에서는 산불 연기로 인한 환자 증가를 목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앨버타 헬스 서비스의 캘거리 의료 책임자 제이슨 카바즈 박사는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은 공기가 좋지 못할 때에는 최대한 바깥 공기와의 접촉을 줄이고 자신의 증상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알리고 나섰다. (박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