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봄, 광역 밴쿠버 지역의 부동산 시장 과열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섀도우-플리핑(Shadow-Flipping) 등 리얼터들이 부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편법들이 화제로 떠오른 바 있다. 그리고 자유당 주정부는BC 부동산 위원회(Real Estate Council of B.C)를 중심으로 한 10여 년 동안의 부동산 시장 자율 규제를 끝내고 '주정부가 임명한 감독관(Superintendent)를 통한 직접 관리'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 때 첫 감독관으로 임명받은 마이클 노즈워디(Michael Noseworthy)가 이번 주, "부동산 이중 중개(Dual Agency, 듀얼 에이전시)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중 중개란 부동산 거래에서 한 명의 리얼터가 판매자와 구매자를 모두 대변하는 것을 이른다. 부동산 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BC주의 부동산 거래 중 5%가 한 명의 리얼터만을 통해 이루어지며, 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시골 지역에서 있는 일이다.
노즈워디는 지난 해 첫 임명 당시 "2만 2천 여 명의 리얼터가 있는 BC주의 부동산 시장은 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리얼터들에게 적용하는 규정들의 대폭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발표된 이 규정은 내년 1월 15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부동산 위원회는 즉각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했다. 로버트 레잉(Robert Laing) CEO는" 이중 중개가 BC주 부동산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것과 리얼터가 적은 지역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것"을 강조하며 그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비난했다.
레잉은 "부동산 구입 또는 판매는 일생 중 단 몇 차례 일어나는 가장 큰 금전 거래다. 판매자나 구매자나 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리얼터를 직접 지목할 수 있어야 한다. 새 규정은 이들의 선택 범위를 축소한다"고 말했다.
이에 노즈워디 감독관은 그 필요성을 인정해 "일부 예외를 둘 것이나 인구 밀도가 매우 낮은 지역에 한정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UBC 대학 사우더 비즈니스 스쿨(Sauder Business School)의 처 소머빌(Tsur Sommerville) 교수는 "주정부는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허술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여전히 이중 중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