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산불사태가 재앙수준으로 많은 동물들도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며 이들에 대한 사냥을 금지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클레이틴코틴(Tl'etinqox-tin, 또는 Chilcotin) 원주민 사회의 조 알폰스(Joe Alphonse) 추장은 "무스(Moose, 말코손바닥사슴) 사냥을 금지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무스는 캐나다와 북유럽, 북아시아 등 위도가 높은 지역에만 서식해 캐나다도 주요 서식지 중 하나다. 트로피 헌팅의 주요 타깃이면서 다른 야생 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새롭게 출범한 신민당(NDP) 주정부가 트로피 헌팅을 금지한 바 있다. 알폰스 추장은 "올 여름의 극심한 산불 피해로 인해 무스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시기에 사냥을 허가하는 것은 무스의 생존은 물론 보존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BC 신민당은 올 봄 선거 중트로피 헌팅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집권이 확정된 후 바로 입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BC 주의 트로피 헌팅 시즌은 8월 15일에 시작되었고, 금지법은 11월 마지막 날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들이 입법 소식을 반기기보다 도리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본지 8월 16일 기사 참조>
칠코틴 원주민은 올 여름 산불의 대표적인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윌리엄스 레이크(Williams Lake)에 인접해있다. 알폰스 추장은 "이 호수에서 화재로 사망한 무스 두 마리가 떠있는 것을 우리 측 사람들이 발견했다"며 화재의 영향과 연관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주정부의 산림부는 "산불로 인한 피해가 산림 파괴를 넘어 여러 흔적을 남긴 것이 사실이지만 야생 동물들이 입은 산불의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다"며 알폰스의 주장에 반문했다. 더그 도날드슨(Doug Donaldson) 산림부 장관은 "산불 지역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동물은 곰 한 마리와 무스 두 마리, 그리고 말 몇 마리로, 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는 윌리엄스 레이크 지역의 무스 40여 마리는 무사하다"고 말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