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놀 하이츠에서 4번째 희생자 나와
(탬파=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탬파의 한 동네가 연쇄살인 사건으로 떨고 있다.
<탬파베이타임즈>에 따르면 다운타운 인근의 유서 깊은 도시인 세미놀 하이츠에서 14일 이른 새벽에 한 남성이 총격에 사망,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한 달간 10∼15블럭 사이를 두고 연쇄적으로 발생한 사건 중 4번째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 정황이 지난 달 11일 사이에 벌어진 3건의 살인 사건과 유사한 점을 들어 동일범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들은 사건 발생 당시 혼자 있었거나 늦은 저녁에 버스에서 내린 후 길을 걷다가 참변을 당했다. 그러나 피해자 모두 강탈 당한 흔적은 없었다.
현재 탬파시 당국은 경찰특공대(SWAT)와 함께 동네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용의자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세미놀 하이츠 주민들은 새벽 5시 이전에 총성이 들렸다고 보고했고, 바로 출동한 경찰은 로널드 펠튼(60)이라는 남성의 시신을 도로에서 발견했다. 남성은 도로를 건너는 와중에 뒤에서 총격을 당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동네 곳곳에 대기하며 낯선 행인을 검문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쳐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지역 주민들 가운데 용의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첫번째 희생자인 22세 남성은 10월 9일 참변을 당했고, 이틀 후에는 32세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또 세번째 희생자인 20세 남성은 10월 19일 새 직장에서 퇴근후 버스를 잘못 타 다른 동네에서 내린 뒤 살해당했다. 당시 인근에서 경비를 맡고 있던 경찰은 총소리를 듣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으나 범인은 달아나고 희생자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한편 이번 사건의 희생자인 펠튼은 건축업계에서 일하던 실직자로 동네 교회에서 운영하는 푸드 뱅크에서 자원봉사를 해왔다. 주민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펠튼은 사건 당일에도 자원봉사일을 위해 새벽 2시 30분에 교회에 가기로 되어 있었다.
경찰은 동네 보안 카메라에 어렴풋이 찍힌 비디오를 근거로 용의자는 흑인이며 6피트 키에 검정 옷을 입고 대형 핸드건을 소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범인의 영상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며 수색에 협조를 구하고 있으나 화면상태가 좋지 않아 신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 세미놀 하이츠는 다운타운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근로계층 동네로 근래들어 인기 레스토랑들이 들어서는 등 서서히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