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써리의 전원지역에서 SUV 안에서 불탄 시체로 발견된 여성 희생자 19세의 바하프키랜 데시. (살인사건합동수사대(IHIT) 제공사진)
갱단 초등학생도 소셜미디어로 모집
남아시아계 인구대비 살인범죄 높아
써리 조직범죄예방특별위원회 보고
메트로밴쿠버 지역에서 조직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면서 위험한 도시로 알려진 써리가 조사를 통해 조직범죄는 BC 전역에 골고루 퍼져 있어 특별히 써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보고서를 내 놓았다.
써리시의 린다 헤프너 시장은 작년 10월 조직범죄예방특별위원회(Task Force on Gang Violence Prevention, 이하 위원회)를 발족시켜 조직범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위원회는 약 9개월의 조사를 마치고 지난 3일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선 보고서는 써리가 과연 범죄의 도시인지를 평가해 보았다.
2017년도의 살인사건 발생 통계를 분석해 BC주 전역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인구 수를 비교해 볼 때 써리가 살인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도시는 아니라고 해석했다. 실제 도시별로 2017년 살인사건 발생 건 수와 도시를 보면 아보츠포드가 14만 1397명인데 비해 7건이 발생했다. 써리는 51만 7887명 인구에 6건, 리치몬드는 19만 8309명 인구에 6건으로 나타났다. 랭리는 14만 3173명 인구에 5건, 밴쿠버는 63만 1486명 인구에 5건이다.
그래서 보고서도 결국 써리에 있는 갱단들이 중심이 돼 메트로타운과 주 전역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을 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충격적인 사실은,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범죄 조직원의 평균 연령은 23세였다. 하지만 처음 범죄를 저지른 나이를 보면 평균 16세로 낮아지고, 학교에서 정학을 당한 평균 나이는 다시 13세로 낮아진다.
10대 청소년들이 갱단에 가입하는 방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보고서의 갱단 가입 동기부분을 보면, 10대 청소년들은 뮤직 비디오 등을 보면서 갱단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1998년부터 2012년 사이에 갱단에 가입한 대부분 청소년들은 친구의 권유에 의해 돈을 벌려고 갱단에 가입했고, 그리고 마약 밀매매를 하게 됐다. 써리 RCMP는 이번 보고서에서, 소셜미디어가 어린 청소년들을 모집하는 매체가 되고, 동시에 갱의 삶에 대한 신화를 전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로 이런 청소년들이 인터넷, 소셜미디어, 그리고 무제한 데이터 플랜으로 쉽게 갱 조직 모집 대상이 된다고 분석됐다.
범죄 조직원들은 일반적으로 가난하고 낮은 교육수준 환경 속에서 많이 나온다고 전통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BC주는 다양한 경제 수준과 다양한 민족 배경을 갖고 있다는 특징이 나왔다. 즉 부유한 가정, 중산층 가정 그리고 저소득 가정 출신이 골고루 섞여 있었다. 그 이유는 돈이 부족해서 갱단이 되기 보다, 갱단의 삶에 매료돼 갱단이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 갱 관련 살인사건에 여성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직접 여성이 갱 조직원으로 살인을 저지른다기 보다는 갱단원과 같이 있다가 같이 살해 당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나온 사례에서 22세의 한 여성은 마약 범죄 조직의 고위 조직원인 남자친구 트럭의 운전석에 앉아 있다가 총을 맞아 숨졌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항상 "갱단도 여자는 죽이지 않아"라고 말을 했었다. 그러나 예외가 아니었다. 이렇듯 2006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 사이에 BC에서 발생한 갱단 관련 살인 사건 417건 피해자 중 17명이 여성이다. 주로 이들 여성은 갱단원의 여자친구로 총이나 마약을 운반하는 일을 했다. 특히 조직원을 포섭하거나, 휴대폰, 차량, 주택 구입 등을 할 때 대신 해 주는 역할이 주 입무다. 또 갱단의 수입을 위해 매춘을 강요당하기도 한다.
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