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한국전 참전 기념비 제막을 기해 호주를 방문한 한국 국가보훈처 피우진 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시드니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인 이구직 선생 가정을 방문, ‘독립유공자의 집’ 명패를 직접 부착해준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멜번 한국전 참전기념비제막 겸해... ‘유공자의 집’ 명패 부착도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한국전 참전 기념비(Melbourne Korean War Memorial) 제막식에 참석차 지난 1일(수)부터 5일간 호주를 방문, 호주 내 독립유공자 가족들과 만나 이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멜번에서 제막된 한국전 참전 기념비는 한국전에 참전한 호주인 및 한국인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비로, 2017년 호주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올해 4월 완공을 마쳤다. 호주에서는 캔버라(2000년), 시드니(2009년), 골드코스트(2011년)에 이어 네 번째 제막한 기념비로, 한국 정부가 2억5천만 원을 지원하고 빅토리아(Victoria) 주 정부 및 한인동포들의 성금 3억원을 포함, 총 5억6천만 원이 투입됐다.
한국전 당시 1만7천명 이상의 호주인들이 참전했으며, 이 중 339명의 호주 군인들이 사망하고 1200명이 부상을 입었다.
호주를 방문한 피 처장은 첫날, 빅토리아 주 린다 데사우(Linda Dessau) 주 총독과 면담을 가졌으며 다음날인 2일(목) 멜번의 마리농(Maribyrnong)에 위치한 퀘리 파크(Quarry Park)에서 개최된 참전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피 처장은 이날 빅토리아 주에 거주하는 영국인 독립유공자 조지 루이스 쇼(George Lewis Shaw)의 외증손녀 레이첼 사시(Rachel Sassi)씨의 가정을 찾아, 한국 국가보훈처가 제작한 ‘독립유공자의 집’ 명패와 함께 영문으로 된 설명판을 수여했다.
조지 루이스 쇼는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안동교통국 연락소 역할을 한 무역회사 이륭양행을 비밀리에 운영하며 독립군을 위한 무기운반, 군자금전달, 독립운동가 출입국 등의 창구역할과 함께 연락업무를 수행했다.
피 처장은 이번 호주 방문을 기해 시드니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유족들을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고 유족들을 격려했다.
이후 1920년 7월 신의주에서 내란죄로 일본경찰에 체포된 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공소가 취하돼 1924년 3월 석방됐다. 정부는 조지 루이스 쇼의 공헌을 기리고자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국가보훈처는 독립유공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감사와 예우를 다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독립유공자의 집 명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거주 외국인 독립유공자 후손으로는 지난해 12월 영국인 베델 선생의 유족에 이어 두 번째이다.
피 처장은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조지 루이스 쇼 선생과 같은 독립유공자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다”며 독립유공자 후손의 자긍심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어 지난 3일(금) 시드니로 이동한 피 처장은 무어파크(Moore Park)에 있는 한국전참전비를 찾아 묵념했으며, 4일(토)에는 시드니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전성걸 선생의 자녀 전춘희씨(78), 이승준 선생의 자녀 이구직씨(73)의 자택을 방문해 ‘독립유공자’ 명패를 수여했다.
독립유공자 전성걸 선생은 3.1운동 당시 안주읍의 독립만세 시위운동을 주도하고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는 등 한국 독립에 공헌한 인사이다.
아울러 피 처장은 시드니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유족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이날 오찬에는 광복회 호주지회 황명하 회장, 윤상수 총영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