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서울 윤보미 기자>
한국 정부의 투명함을 신뢰한다던 호주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한국발 외국인(영주권자 제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우리 외교부는 제임스 최 주한호주대사를 초치해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5일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하자 주한 호주대사를 초치해 강력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호주 측이 우리 측과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호주 측은 발표 직전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측에 사전 통보를 했다”면서 “우리 측은 상기 발표 직후 호주 측에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총력 대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전 11시 주한 호주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이런 정부 입장을 전달하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부터 한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다. 이 조치는 7일간 적용되고, 일주일 단위로 연장 여부가 검토된다.
한편, 호주는 한국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가 더 많은 이탈리아에서 도착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입국 전 검역 절차를 강화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이에 대해 호주 측은 한국 정부에 외교경로를 통해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자가 이탈리아보다 5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를 방문한 한국인은 24만 9000명에 달한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A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또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 경보를 상향, 한국 방문을 재고하라고 당부하는 동시에 대구 방문을 삼가라고 권고했다. 중국 본토와 이란으로부터 도착한 외국인의 입국 금지 조처를 연장했다.
이에 따라 한국, 중국 본토, 이란에서 출발한 비(非)호주인은 다른 곳에서 14일을 보낸 후에야 호주에 입국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한국의 3배에 이르고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입국을 막지 않았다.
모리슨 총리는 “한국으로부터 도착하는 입국자가 이탈리아발 외국인의 5배나 되기 때문에 한국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모리슨 총리는 내각 국가안보위원회가 보건 당국의 조언을 바탕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호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2명이다. 한국의 확진자 수는 5766명, 사망 39명이다.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3089명, 사망은 107명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자가 많다.
중국은 확진자 수 8만 565명, 사망자 수 3015명이다. 이란 확진자 수는 2922명, 사망자 9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