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현지인들의 한식에 대한 인지도를 알아보고자 진행한 최근 설문 결과 한식에 대해 다양한 반찬, 건강식이라는 것을 특성으로 꼽았으며, 응답자의 38%는 연 1회 이상 한식당을 방문한다는 답변으로, 한류와 함께 K-Food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Pixabay / jyleen21
연 10회 한식당 방문 38%, 한식 특징으로 다양한 반찬-건강식 꼽아
‘호주한국음식협회’ 조사... 세계적 식생활 흐름 맞춘 변화 뒤따라야
<Healthy Classics Cookbook>, <Sweets>, <WW 30 Minute Meals Cookbook> 등을 편집한 유명 편집자이자 세계적 명성의 음식 칼럼니스트인 카라 바이어스(Kara Byers)는 지난 달 호주 ‘Costco Connection’ 매거진에 게재한 ‘A Taste of Korea’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삼성의 스마트폰에서 기아-현대의 자동차, 한식과 한국의 인스턴트 식품, 한국 화장품 등이 K-Pop의 인기와 함께 부상하면서 호주인들이 한국문화에 빠져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이어 비빔밥과 김밥을 소개하면서 재료와 먹는 법을 소개했으며 ‘치맥’에 대해서는 후라이드 치킨과 맥주를 곁들인 한국음식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또 김치에 대해 매콤하고 신맛이 나는 재료로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야채와 마늘, 생강, 고추, 소금에 생선소스를 섞어 절이는 발효음식이라 소개했다.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 인기와 함께 부각되고 있는 K-Food 바람이 호주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5년 전 117개였던 시드니 지역 한식당이 현재 173개 업소로 늘어난 배경에는 이 같은 한식 바람이 주요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호주 현지인들의 한식에 대한 인식은 어떠할까. 최근 ‘호주한국음식협회’(회장 김영길)가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및 한식진흥원 후원으로 실시한 ‘호주인들의 한국인 밥상 선호도’ 조사는 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 조사는 시드니 지역 한식당의 현지인 고객과 지역 카페 등 불특정 고객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현지인들,
연 10회 이상 한식당 방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38%는 연 10회 이상 한식당을 방문한다는 답변으로, 한식에 대한 인지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 사이, 한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일식이나 중식과 달리 발효음식과 다양한 반찬들로 구성된 한식이 영양식이자 건강식이라는 점에서 호주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여건은 충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식당을 경험한 현지인들은 한식의 특성에 대해 △다양한 반찬(53%), △건강식(22%)이라는 점에 가장 많이 공감했으며 △독특한 맛(10%), △음식의 화려함(10%), △위생적(5%)이라는 답변도 비교적 많았다.
비한국계 호주인들이 좋아하는 한식 메뉴로는 비빔밥, 순두부찌개, 봈ㅁ, 족발, 해물파전, 뼈해장국, 제육철판, 갈비탕이 상위에 꼽혔다. 사진 : Pixabay / nikluv
한국의 발효음식에 대해서는 장류(된장, 고추장, 간장)에 대한 맛을 경험했으며, 가장 선호하는 장으로는 된장(44%), 고추장(43%), 간장(3%) 순이었다.
또 한식의 반찬류를 처음 경험한 계기에 대해서는 한식당(88%), 한인 지인을 통하여(6%), 한국 식료품점(5%), 한국 반찬가게(1%) 순으로 한식당을 통한 한식반찬의 다양한 맛 전파가 현지인들에게 크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국음식점을 통해 현지인들이 두루 접하도록 하는 여건조성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동아시아 3개 국의 반찬 선호도에서는 한식(96%), 일식(3%), 중식(1%)으로 나타나 호주 외식시장에서 한식이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음이 확인됐다.
현지인들이 경함한 한식의 개선점에 대해서는 너무 맵거나 짠맛 등 자극적(43%)이라는 점, 덜어먹지 않아 비위생적(22%)이며, 화학조미료 과다첨가(18%), 비위생적인 한식 종사자(5%), 비싼 가격(2%)으로 조사돼 현지인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음식 위주의 식단이 필요하며, 또한 이들에 맞게 변형 가능한 음식을 제공하는 메뉴의 퓨전화와 영업전략 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식당에서 제공되는 반찬 선호도에서는 김치(38%), 깍두기(30%), 멸치볶음(30%) 순으로 가장 높았고 마늘종 새우볶음(29%), 호박 새우조림(25%)이 뒤를 이었다. 김치의 경우 COVID-19를 계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지인들의 소비 또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함께 실시된 ‘바비큐 레스토랑’ 고객들이 선호하는 한식메뉴는 비빔밥(15%)과 순두부찌개(15%)의 인기가 가장 높았으며 보쌈(14%), 족발(14%), 해물파전(14%), 뼈해장국(13%), 제육철판(13%), 갈비탕(12%)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호주한국음식협회 김영길 회장은 “세계는 지금 새로운 식생활 변화와 함께 외식산업의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이 시점에서 글로벌 한국의 성장 동력으로 한식에 대한 미래지향적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 그는 “건강음식으로 세계인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한식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은 알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임을 감안하여 시대 흐름과 세대별 입맛에 따라 우리 한식도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