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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외모와 동료들을 배려하는 속깊은 마음 때문에 한국 팬들에게 ‘넉넉한 호주 형’으로 통하는 샘 해밍턴(Sam Hammington. 37). 멜번의 공대에서 공부하던 중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갔던 그는 ABC 방송에서 “한국에서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계획은 없었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으로 서울 거주 중 코미디 쇼 관객으로 갔다가 발탁

 


한국의 공중파 방송과 종편, 케이블 TV 등을 망라해 방송인으로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넉넉한 호주 형’으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샘 해밍턴(Sam Hammington. 37). 13년 전 고려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그는 어떻게 한국 방송계의 스타가 되었을까.

 

ABC 방송은 금주 월요일(22일)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코미디언으로 성공한 그의 이야기를 소개, 눈길을 끌었다.

해밍턴은 ABC 방송의 ‘Australian Story’ 프로그램에서 “이는(한국에서 코미디언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애초 계획했던 게 아니었다”며 “어찌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해밍턴은 현재 코미디언이자 배우로, TV 방송인이자 라디오 출연자로 서울에서 폭넓은 팬을 두고 있다. 그의 가족 가운데 해밍턴은 방송계에서 성공한 두 번째 인물이다.

 

방송과 관련된 해밍턴 가족의 비즈니스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사람은 해밍턴의 어머니 얀 러스(Jan Russ)이다. 러스 여사는 호주의 25년 된 장수 TV 프로그램이자 호주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드라마 ‘Neighbours’의 스타 메이커였다.

 

지금도 호주 시청자들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드라마는 호주 방송계의 스타를 만들어내는 하나의 산실과도 같았는데, 러스 여사는 바로 이 드라마에 출연할 배우를 캐스팅하는 에이전트로 성공한 것이다.

 

호주의 유명 가수(그의 음반은 영국에서 300만장 이상이 판매되기도 했다)이자 배우인 제이슨 도노반(Jason Donovan)은 러스 여사에 대해 ‘조용한 진행자’로 묘사하기도 했다. 지난 25년 동안 ‘Neighbours’라는 드라마를 함께 해 오면서 호주 최고의 배우와 텔레비전 스타들을 발굴하고 길러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밍턴은 한국 매체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어머니를 자랑하며 “이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호주의 스타들을 직접 만났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특히 그는 어머니의 후광을 입어 어린 나이에 아역배우로 시작, 드라마 ‘Neighbours’를 비롯해 ‘Holiday Island’ ‘All the Rivers Run’ ‘The Flying Doctors’라는 드라마에서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멜번(Melbourne) 소재 스윈번 공과대학(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에 재학 중이던 해밍턴은 2001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건너가 한국어, 비즈니스 및 마케팅을 공부했다.

 

한국에서 공부하던 어느 날, 그는 서울에서 열린 한 라이브 코미디 쇼에 관객으로 갔다가 관객 중에서 한 명을 호출해 무대에 올리는 과정에서 그가 지명을 받게 됐다.

해밍턴은 당시를 회상하며 “무대에서 호출할 때 나는 손을 번쩍 들었고,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이라는 점이 코미디 관계자들에게는 참신하게 보였던 것 같다”고 말한다.

 

당시 그 코미디 쇼의 관객석에는 작가(script writer)와 연출자가 있었으며, 그들은 쇼를 위해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을 찾고 있었다.

 

해밍턴은 “당시 한국 관객들이 아주 재미있어 했던 것 같고, 다른 공연의 출연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목표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인 연예인 되는 것”

 


해밍턴의 어머니인 러스 여사는 아들에 대해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 중 하나”라고 소개하면서 “샘의 사인을 받고 또는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 때문에 그와 함께 거리를 걸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러스 여사는 이어 “이 때문에 밖에서는 최대한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서 “샘은 한국에서 이미 코미디언으로 성공을 거두었다”고 덧붙였다.

 

해밍턴은 한국의 코미디에 대해 호주와는 다르게 소재의 선택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의 코미디에는) 언어유희나 그야말로 ‘몸 개그’라는 슬랩스틱이 많다. 이는 호주의 코미디와는 다른 부분”이라고 말한다.

 

해밍턴은 이 때문에 “한국에서 코미디언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최근까지도 성적 풍자는 안 되는 것이며 북한이나 정치, 종교에 관한 언급은 매우 주의해야 한다”는 해밍턴은 “그러다보니 코미디에서 자기비하 부분이 매우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사실감이 높은 한국의 리얼리티 TV 쇼에서 가장 알아보기 쉬운 외국인 얼굴”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해 10월, 그의 오랜 여자 친구였던 정유미씨와의 결혼식은 그의 대중적 인기를 보여준 또 하나의 증거였다.

해밍턴 커플은 화려한 스케일의 한국 전통 혼례 방식으로 치러졌고, 이는 TV 매체를 통해 전국에 소개됐다.

 

이에 대해 러스 여사는 “바즈 루만(Baz Luhrmann. 호주 출신의 세계적 영화감독)의 영화세트장 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아들의 결혼식 당시 러스 여사 역시 한국식으로 의상을 차려 입었다.

 

“수백 명의 팬과 방송 및 언론사 취재 카메라가 모인 결혼식 행사는 아주 특별한 이벤트였다”는 러스 여사는 “한국에 대해 아주 특별한 감정이 있다. 그들은 내 아들을 인정하고 사랑하기에 나 역시 그들을 매우 사랑한다. 이는 내게 아주 소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짜 사나이’에서 군인으로서의 해밍턴

 


MBC TV ‘일밤’의 프로그램 가운데 ‘진짜 사나이’는 7명의 엔터테이너들이 정규 병사들처럼 똑같이 군 생활을 체험하는 내용으로, 해밍턴 역시 이들 가운데 한 명으로 고정 출연하고 있다.

 

해밍턴은 “이 프로그램은 내게 있어 아주 특별하다. 이 작업을 통해 내 인지도는 물론 인기도 급상승했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에서, 모든 남성은 2년간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군대를 가야하고 거기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는데, 이는 사고의 방법을 바꿔놓는다”고 설명했다.

 

해밍턴은 “만약 호주에서 온 뚱보가 한국의 군대에 입대한다면, 누구든 신경 써 볼 게 아닌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러스 여사는 아들의 이 프로그램(진자 사나이) 출연 결정에 대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해밍턴은 항상 호주 군에 입대, 직업군인이 되고 싶어 했다”는 그녀는 “하지만 평발을 갖고 있어 호주군 입대가 거부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밍턴은 한국 군인들이 수행해야 하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 60만 달러짜리 탱크를 운전하기도 하고 M15 소충 사격은 물론 화학가스실 훈련 등 이 쇼 프로그램에서 놀라운 일들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샘 해밍턴 출연 프로그램(TV 방송)

진실게임(SBS), 외국인 대설전(SBS),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개그콘서트(KBS 2), 영어마을(SBS), 생방송 투데이(SBS), 기분 좋은 날(MBC), 폭소클럽(KBS 2), 무릎팍 도사(MBC), 이노베이션 코리아(KTV), 업그레이드 코리아(KBS Prime), 가족 오락관(KBS 1), 놀러와(MBC), 쿠킹올림픽 고추장(KBS Joy), 퀴즈쇼 사총사(KBS 2), 미디 빅리그 시즌 2(tvN), 스펀지 제로(KBS 2), 대한민국 교육위원회 시즌 1(JTBC), 쿨까당(TvN), 웰컴 투 돈월드(채널 A), 크대발견 보물섬(MBN), 당신을 구하는 TV, 우리는 형사다(JTBC), 모녀기타(TV조선), 일밤 : 진짜 사나이(MBC), 강연 100℃(KBS 1), 인생병법 신의 한수(JTBC), SNL코리아(tvN), 글로벌토크쇼 헬로헬로(TV조선), 현장 토크쇼 택시(ㅆ푸), 탑 기어 코리아 시즌 4(XTM), 해피투게더 시즌 3(KBS 2), 블라인드 테스트쇼 180도(MBC), 어럽쇼(QTV),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KBS 2), 스타 다이빙 쇼 스플래시(MBC), 마녀사냥(JTBC), 세대공감 토요일(KBS2), 섬마을 쌤(KBS 2), 유희열의 스케치북(KBS 2), 인간의 조건(KBS 2), 스토리쇼 화수분(MBC), 슈퍼독(KBS 2), 코미디에 빠지다(MBC), MBC 1억년 뿔공룡의 비밀(K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SBS), 도전! 골든벨(KBS 1), 무한도전(MBS), 고래전쟁(TvN), 7인의 식객(MBC), 시청률의 제왕( KBS W), 띠동갑내기 과외하기(MBC), 비정상회담(JTBC), 건강보감 리턴즈(MBC), 주먹이 운다 - 용쟁호투(XTM), 나는 남자다(KBS 2)

 


■ 샘 해밍턴 출연 CF

LG U+ -신개념 데이터백 편, 청정원-순창고추장 청순 한마디 편, 티몬-비교할수록 쇼핑을 티몬 편, 롯데제과-빼빼로, SPC-배스킨라빈스, 보건복지부-좋은 술자리 캠페인: 진짜사나이, 비자카드-Travel Happy, 현대영어사-윤선생 스마트 학습법, 한화생명-샘 해밍턴의 따뜻한 잔소리, 천호식품-마늘과학, 동부화재-프로미카.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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