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월요일(13일)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은 호주 미디어와 만난 자리에서, 다수의 호주인이 사망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사건과 관련해 다음 달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G20 summit)에 참석하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 불만 표출... 노동당 쇼튼 대표, “푸틴, G20 참석 말아야”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이 다음 달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G20 summit)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서겠다(shirt-front)고 다짐했다.
이는 애보트 수상이 푸틴 대통령 앞에서 다수의 호주인들이 사망한 MH17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에 대해 항의하겠다는 것으로, 양국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금주 화요일(14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애보트 수상은 월요일(13일) 호주 미디어와 만난 자리에서 “푸틴을 만나면 호주인들이 러시아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 반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설 것”이라는 애보트 수상의 말을 전하면서 “호주인들이 이 일에 대해 큰 불만을 갖고 있다고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상은 이어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와 많은 과격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와 푸틴 대통령의 대화가 가장 과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애보트 수상은 푸틴에 맞서겠다는 뜻으로 ‘shirt-front’라는 용어를 사용,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상대방을 땅에 넘어뜨리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주로 호주 풋볼 리그(Australian Football League, AFL)에서 많이 사용된다.
애보트 수상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 이후로 푸틴 대통령이 11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하는 등 가장 비판적인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푸틴을 비롯해 러시아 대표들은 이번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보트 수상의 이런 발언 몇 시간 후 야당의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는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음으로서 충분히 이번 문제(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에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비난했다.
멜번(Melbourne)에서 기자들은 만나 쇼튼 대표는 “나는 호주 정부가 푸틴 대통령의 국제회의 참석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며 레드 카펫을 까는 것은 국제적인 문제아(international bully)와 협상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쇼튼 대표는 “러시아가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여객기 피격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을지라도 수많은 간접적 증거가 있다”면서 “나는 푸틴 대통령이 MH17 여객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고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쇼튼 대표는 “푸틴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할 경우 그를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호키(Joe Hockey) 재무부 장관은 ABC 방송의 인사이더즈(insiders) 프로그램에 출연, 푸틴 대통령의 회의 참석을 공식 확인했다고 말한 뒤, 지난 일요일(12일) 애보트 수상은 “호주는 G20 회원국의 회의 참석을 막을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애보트 수상은 “일부 호주인들은 내가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날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현재 그들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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