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30대에서 60대까지 뒤늦게나마 음악을 공부하고자 하는 동포들, 특히 교민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벨모어에 문을 연 ‘코리안 크리스천 칼리지’(Korean Christan College, 이하 KCC)가 주목받고 있다. KCC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 학교로 모든 수업이 한국어로 진행되며 현재 약 90명의 학생이 등록, 수업을 듣고 있다.
출범 2년 KCC, 60대 학생까지 입소문 타고 등록생 ‘껑충’
캔버라 ‘유니티 칼리지’ 분교로 출범, 전 과정 한국어로 진행
근래 30대에서 60대까지 뒤늦게나마 음악을 공부하고자 하는 동포들, 특히 교민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벨모어에 문을 연 ‘코리안 크리스천 칼리지’(Korean Christan College, 이하 KCC)가 주목받고 있다.
KCC는 캔버라 소재 ‘유니티 칼리지’(Unity College) 분교 개념의 음악 학교이지만 한인 교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수업이 한국어로 진행된다.
지난해 벨모어에 개설된 KCC는 첫 학기인 ‘Celtificate 3’ 과정에 15명의 학생이 등록, 이 과정을 이수했으며 올해부터는 2년 과정의 ‘Diploma 과정’을 신설, 첫 학기에 25명이 등록해 공부하고 있으며 두 번째 학기에는 시드니와 멜번에서 90명이 넘는 학생이 등록하는 등 학생들의 입소문만으로도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KCC를 처음 설립한 학장이자 벨모아(Belmore) 소재 시드니 한인교회의 최종원 목사는 “애초 학교 설립 계획은 평신도들을 위한 바이블 칼리지”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KCC의 본교인 유니티 칼리지 학장은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음악 교사와 9년가량 음악 대학 강사를 역임한 최 목사의 경력을 보고 음악 학교로의 전환을 적극 권유했다. 최 목사는 많은 고민 끝에 결국 본교 학장의 권유를 승낙했고 KCC를 설립했다.
이에 대해 최 목사는 두 가지로 승낙 배경을 설명했다.
“첫째는, 시드니에서 목회 활동을 하면서 대다수의 시드니 소재 한인교회들이 음악 전문가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휘자, 반주자 및 찬양팀의 리더 등 예배 시간에 꼭 있어야 할 인력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음악 학교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CC를 이수한 학생들은 각자의 교회로 돌아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이유로 최 목사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준 높은 음악교육 제공”이라고 설명했다. “교민들은 비록 음악을 좋아하더라도 음악을 즐기지 못하고 일만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호주 내에서는 한국에 비해 음악을 정식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록 늦었지만 정식적으로, 실기를 바탕으로 음악을 배울 수 있는 장소외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기와 실습에 초점,
전공은 자유 선택
KCC에 등록한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전공과 부전공을 선택해야 한다. 전공은 성악을 비롯해, 지휘, 현악기, 관악기 등 클래식 음악의 범주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부전공은 전공과 마찬가지로 보컬, 전자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등 다양한 현대 음악 범주 안에서 선택할 수 있다.
최종원 목사는 “음악 교육은 크게 이론, 실기, 실습 세 가지로 나뉘는데 KCC는 이론을 최소한으로 하고 실기와 실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드니 및 멜번 오페라단 소속 멤버, 멜번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연주자로 정년퇴임하신 분 등 약 30명의 실력 있고 경력이 풍부한 교수진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보통 호주 음악학교의 한 학기 실기 수업 시간이 13시간 정도인데 반해 KCC는 한 학기에 약 20시간의 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 목사는 “실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실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실력 향상이 더딘 이유는 비록 좋은 선생님들에게 실기 수업을 받지만 이를 대중 앞에서 연습해 볼만한 실습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하지만 호주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동네 오케스트라나 여러 교회에서 실습을 할 수 있어 대중 앞에서 자신 있게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다”고 전하며 “우리 학교는 의무적으로 1주일에 6시간은 꼭 실습을 해야만 하고, 이 때문에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음악적 실력이 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KCC의 또 다른 특징으로 저렴한 학비를 꼽았다. 그는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교민들의 경우 모든 학비를 정부의 Fee-help 제도 신청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내년부터 신설될 유학 과정도 일반 유학 과정 비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수업 학생들,
“인생을 다시 사는 느낌”
비록 설립된 지 2년이 채 안 된 KCC지만 학생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최종원 목사는 “별다른 광고 없이도 매 학기 학생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볼 때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며 “대부분의 신입생들은 기존 학생들의 권유로 등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부터 KCC에서 피아노와 플롯을 배우고 있는 우은미(39세)씨는 “KCC를 다니기 이전에는 육아와 가사에만 전념하다 보니 약간의 무력감이 들기도 했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서 성취감과 함께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됐으며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음악적 배움을 통해 다른 사람들 위한 봉사도 하고 싶고 KCC 과정이 끝나면 음악적으로 더 깊게 공부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성악과 기타를 전공하고 있는 남기숙(61세)씨는 “35년 전 호주로 이민 와 일만 하며 지냈는데 KCC에 등록한 이후로 인생을 다시 사는 느낌”이라며 “음악 공부를 통해 많은 봉사를 하고 싶고 또 손주들에게도 음악을 가르쳐 주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남기숙씨는 이어 “이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최종원 목사를 비롯한 교수진”이라며 “교수진들의 적극성 때문에 음악교육에 더욱 매료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영혁 기자
yhchung@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