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대학교에서 시문학을 강의하는 배리 스퍼(Barry Spurr) 교수. 친구나 동료들에게 보낸 자신의 전자메일에서 극단적인 성적, 인종차별적 용어들을 사용한 것이 인터넷 매체인 ‘New Matilda’에 의해 폭로됐다.
동료에 보낸 개인 전자메일에 자극적 인종 모욕 용어 사용
‘human rubbish’ ‘Chinky-poos’ ‘Mussies’ 등 자극적 표현
최근 동료 및 친구들에게 보낸 개인 메일에 극심한 성적, 인종차별적 용어를 사용한 것이 드러난 시드니대학교 배리 스퍼(Barry Spurr) 교수가 변호사를 통해 이를 폭로한 인터넷 매체 ‘New Matilda’를 법정에 고발했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금주 화요일(21일) 인터넷 판을 통해 보도했다.
스퍼 교수는 이날 오후 연방 법원에 기사를 올린 이 매체의 기사 삭제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리 스퍼 교수는 시드니대학교에서 지난 38년간 시 문학을 강의해 온 유명 교수 중 하나이다.
인터넷 매체 ‘New Matilda’의 소유주이자 편집 책임자인 크리스 그레이엄(Chris Graham) 편집장은 스퍼 교수 측이 화요일(21일) 오전 10시까지 자신의 메일 내용과 기사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했다.
그레이엄 편집장은 “우리는 이 이야기(스퍼 교수의 발언 등)가 100% 진실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주 금요일(17일) 호주 국영 ABC 방송은 독립 언론인 ‘New Matilda’를 인용, 정부의 공교육 영어 과정 검토 위원인 시드니대학교의 배리 스퍼(Barry Spurr) 교수가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에 대해 ‘Abos-lover’로(Abo는 호주 원주민을 비하하는 단어), 남아공 전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에 대해서는 ‘검둥이’(darky. 호주 속어로는 원주민을 가리킴) 등 성적, 인종차별적인 단어로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한 호주 원주민에 대해 ‘인간쓰레기들’(human rubbish tips)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으며, ‘개차반’(bogan), ‘뚱보들’(fatsoes), ‘똥 같은 중국인들’(Chinky-poos. 그의 의도는 아시안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 ‘이슬람들’(Mussies)이 많지 않았던 1950년대를 회상하고 있다.
아울러 스퍼 교수는 공교육 영어 커리큘럼에 대해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이나 토레스 해협 도서민들에게 문학 과정을 줄이고 서방의 유대교-기독교 문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극단적 인종차별적 권고를 서슴지 않았다.
방송에 따르면, 이 같은 용어들을 언급한 전자메일은 지난 2년간 대학 내 수석 연구원 및 사무직원들에게 보내졌다.
한 메일에서는 ‘Abo-lover’인 애보트 수상은 자신과 ‘샴쌍둥이’인 아담 구즈(Adam Goodes. 올해의 호주인 상을 수상한 바 있는 호주의 유명 AFL 선수이자 원주민 출신의 반 인종차별 운동가이기도 하다)를 외과적 수술로 떼어놓아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또한 그는 시드니대학교 벨린다 헛친슨(Belinda Hutchinson) 총장을 ‘끔찍한 계집’(appalling minx)으로, 다른 여성들은 ‘음탕 녀들’(whores)이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지 시드니대학교 학생들은 지난 주 금요일(17일) 스퍼 교수의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레이엄 편집장은 스퍼 교수 측의 법률회사인 랙슨 렉스(Laxon Lex)에 ‘New Matilda’가 불법으로 (스퍼 교수의) 전자메일을 입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으며, 그것을 그대로 인터넷 매체에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편집장은 또한 사생활 침해라는 불법 행위 혐의를 포함해 법원의 금지명령을 거부한 법적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 그 같은 불법 행위 자체가 없었다는 게 그레이엄 편집장의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기사 또는 스퍼 교수의 이메일을 (매체에서) 내리거나 입수한 이메일을 반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퍼 교수 측의 존 랙슨(John Laxon) 변호사는 이에 대해 그 어떤 논평도 하지 않았다.
스퍼 교수는 최근 연방 정부의 공립학교 공교육 과정 평가(National Curriculum Review)를 담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ew Matilda’에 따르면 스퍼 교수의 전자메일을 수령했던 이들 중에는 대학 내 수석 연구원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매체는 이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시드니대학교 측은 스퍼 교수에 관한 조사의 일환으로 대학 전자메일 계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자메일에서 스퍼 교수는 호주의 대학들에는 (비백인계가) 단지 5% 정도만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언젠가 ‘무슬림’(Mussies)이나 중국인들(chinky-poos)이 장악하고 나서야 서방 세계가 깨어날 것이라는 극단적인 차별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레이엄 편집장은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에서 “대학 캠퍼스에 그의 표현대로 ‘Mussies’나 ‘chinky-poos’, ‘Abos’라고 불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라면서 “대학에는 무슬림이나 아시안, 원주민이 있게 마련이고 이들을 경멸하는 대학의 고위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학교는 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ABC에 따르면 연방 교육부의 크리스토퍼 파인(Christopher Pyne) 장관은 이에 대한 성명을 발표, “스퍼 교수의 개인 이메일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관은 혐오스럽다고 할 수 있는 소수민족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은 부정했다.
아울러 파인 장관은 영어 공교육 과정의 검토를 위해 스퍼 교수를 특별 컨설턴트로 임명한 것은 정부의 결정이 아니라고 말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다문화부 미셸 로우랜드(Michelle Rowland) 대변인은 “파인 장관의 해명은 충분하기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호주 교육노조(Australian Education Union)의 안젤로 가브리엘라토스(Angelo Gavrielatos) 연방 회장은 “이 같은 구닥다리의 의식을 가진 사람은 국가 영어공교육 과정 심사관으로 결코 지명되지 않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교육노조 측은 “표면상 교육과정 검토는 불균형한 교육과정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한 사람의 설명으로 교육과정 검토가 이뤄진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인종차별위원회의 팀 소웃포마사인(Tim Soutphommasane) 위원은 스퍼 교수의 이메일이 학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면서 “사람들은 인종차별을 기발한 언어유희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해당자는 전적으로 상처를 입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소수민족 담당관인 가브리엘르 페이 티아티아(Gabrielle Pei Tiatia)씨는 시드니대학교 학생 대표자협의회와 함께 대학 부총장에게 스퍼 교수를 즉시 해고할 것을 주문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