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개척 초기 떠돌이 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은 호주 민요 ‘왈칭 마틸다’(Walzing Matilda. 반조 패터슨의 시)를 처음으로 녹음한 사람이 테너 존 콜린(John Collinson. 스크린 속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존 콜린이 부른 최초의 녹음 버전, 서부 호주서 발견
호주의 비공식 애국가(?)이자 식민 시절 노동자의 애환을 담아 지금도 호주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왈칭 마틸다’(Waltzing Matilda) 녹음 미스터리에 대한 해답이 서부 호주 주 브룸(Broome)에서 발견됐다고 금주 월요일(19일) ABC 방송이 보도했다.
호주 음악 역사상 미스테리 중 하나인 ‘왈츠 마틸다’의 전파 과정은 서부 호주 브룸의 킴벌리 (Kimberley) 마을에서 추적이 가능하다.
호주 국립 영화 사운드 아카이브(The National Film and Sound Archive of Australia)는 300개 이상의 왈츠 마틸다 노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최초의 왈츠 마틸다 녹음 버전의 기원은 서부 호주 북서쪽 해안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발견된 이 2분간의 오디오 트랙은 매우 희미한 상태이며 그리 유명하지 않은 테너 존 콜린(John Collinson)에 의해 녹음된 것이다.
기록 보관 담당자인 그레이엄 맥도날드(Graham McDonald)씨는 1926년에 진행된 이 레코딩이 흥미를 유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특별히 훌륭한 녹음은 아니다”며 “빠르게 녹음되었고 멜로디는 우리가 알고 있는 버전에서 조금 변경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콜린은 런던에서 왈칭 마틸다를 녹음한 첫 번째 사람”이라며 “당시에는 호주에 레코딩 산업이 없었을 때이며, 그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수께끼였던 이 음악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맥도날드씨는 뉴스페이퍼 아카이브와 역사기록을 통해 왈츠 마틸다 녹음 역사를 찾기 위해 애써왔다.
오랜 노력 끝에 그가 발견한 것은 브룸의 한 마을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 조용하고 예의바른 남자의 초상화였다. 맥도날드는 그의 조사과정 초기, 미스터리 가수 콜린의 유일하게 알려진 이미지를 발견함으로써 큰 업적을 이뤄냈다.
비디오 클립에는 다소 잘생긴 젊은 남자가 무대에서 로맨틱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담겨 있으며, 이 영상을 통해 콜린이 뉴카슬(Newcastle)에서 자란 노동계급의 젊은이였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1914년에 호주로 항해해 호주 군인으로 일했으며 1차 세계대전에 참전, 갈리폴리 작전 중 후퇴하는 과정에서 아주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맥도날드씨는 “그는 상처 입은 두 팔을 치료할 때 매우 멜로디컬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했다”며 “운이 좋게도 그 노래를 들었던 의료진 중 하나의 친구가 런던의 연간 댄스파티 콘서트 지휘자와 친구였다”고 밝혔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콜린은 곧 노래 레슨을 가졌고 무대 퍼포먼스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구축하기 위해 런던으로 돌아갔다. 왈칭 마틸타를 녹음하던 시점에 콜린은 결혼해 두 아이를 가진 가장이었다.
콜린의 과거를 찾는 일은 1930년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콜린씨의 맞은 편 집에서 자란 그웬 녹스 씨는 “그는 항상 자전거를 이용했고 나는 그에게 관심이 많았다”며 “때때로 나는 울타리 너머로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넸고 그도 나에게 인사를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녹스씨는 “콜린씨는 조용한 남자로 보였고 때때로 교회에 함께 가기도 했다”며 “우리는 그가 노래를 하거나 연주 실력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리는 자주 악기를 갖고 나무 아래에서 연주를 했는데, 그가 노래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일찍 그를 초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콜린은 발견되기 며칠 전 숨진 채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맥도날드씨는 콜린씨의 역사에 대해 “사실 이것은 꽤 ‘소설’처럼 보인다”며 “왜냐하면 노동 계급 소년이 일반적으로 오페라 가수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씨는 “그의 가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호주에 돌아왔을 때 함께 한 여자는 누구인가? 1940년에서 50년 사이 그는 무슨 일을 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찾을 수 없으며, 이 부분을 알아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혜진 기자 hjpark@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