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 린트 카페(Lindt Cafe) 인질사건 당시 피해자 중 하나인 재로드 호프만(Jarrod Hoffman. 19)씨. 그는 지난 일요일(8일) 채널 9의 ‘60 Minutes’ 프로그램에서 사건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채널 9 ‘60 Minutes’ 및 채널 7 ‘Sunday Night’ 프로그램서
지난 해 12월15일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 린트 카페(Lindt Cafe) 인질극 당시 카페 직원으로 일하던 인질 피해자 중 한 명이 공중파 방송에 출연, 사건 당시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카페 직원이었던 재로드 호프만(Jarrod Hoffman. 19)씨는 사건 당시 범행을 저지른 만 하론 모니스(Man Haron Monis)에게 17시간 동안 잡혀 있던 인질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일요일(8일) 저녁 방송된 채널 9의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에서 동료인 조엘 헤라트(Joel Herat. 21)와 함께 인질범 모니스를 제압할 수 있을지 여부를 고려했었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호프만씨는 이른 아침부터 재료 박스를 절단하느라 주머니에 스탠리 칼(Stanley knife. 삼각형의 날카로운 칼)을 갖고 있었다.
그는 카페 매니저 토리 존슨(Tori Johnson)씨가 모니스의 요구에 따라 자신에게 카페의 문을 잠그라는 지시를 내릴 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의 경우를 위해 직원인 헤라트씨에게 스탠리 칼을 건냈다”면서 “조심하라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모니스는 인질을 잡고 있는 내내 벗지 않은 백팩(backpack)에 폭탄이 있다는 말을 했다. 아울러 여러 가지 이유로 인질들을 쏘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호프만씨는 “범인인 모니스는 내가 앉은 라운지 바로 아래 있었다”면서 “내가 그를 칼로 찌를 수 있을까, 만약 실수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그는 누구를 먼저 쏠까, 그는 우리 모두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범인을 제압하려면) 누군가 그의 팔을 잡아주고 급소를 찔러야 하지만 그는 총을 들고 있었다”며 “총을 든 모니스의 손은 무릎 위에 고정되어 있었고 총구는 인질 중 하나인 줄리 테일러(Julie Taylor)씨의 등을 향해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채널 7은 ‘Sunday Night’ 프로그램에서 다른 인질 피해자인 83세의 존 오브라이언(John O'Brien)씨와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오브라이언씨는 방송에서 카페 문을 열고 자신은 물론 다른 일부 인질 피해자들이 탈출했던 순간을 언급했다.
오브라이언씨는 “인질범인 모니스가 다소 산만해지기를 기다렸고 그 틈을 타 바닥에 앉아 있던 나는 왼쪽으로 돌아 린트 카페 간판 뒤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면서 “문을 열게 하는 녹색 버튼을 눌렀다”고 말했다.
호프만씨는 채널 9에서 오브라이언씨와 다른 인질 피해자인 스테판 발라포티스(Stefan Balafoutis)가 도망치자 모니스가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겠다고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모니스의 협박에 호프만씨는 모니스에게 “경찰이 도와서 빠져나간 것이 아니고 그들이 스스로 달아난 것이라 말했다”고 방송에서 털어놓았다.
호프만씨는 이어 “잠시 후 안정을 찾은 모니스는 자신을 향해 ‘재로드, (사람들이 탈출하는 것을) 빨리 말하지 않으면 여기 있는 누군가를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5명의 인질 피해자들이 탈출하고 몇 시간 후 모니스는 존슨 매니저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잠시 후 그의 머리 뒤에서 총을 쏴 잔혹하게 살해했다.
모니스가 매니저를 살해한 직후 경찰은 건물 내부로 진입, 모니스에게 사격을 가해 인질극을 종료시켰다.
또 다른 인질 피해자인 마샤 마이클(Marcia Mikhael)씨도 채널 7과의 인터뷰에서 인질로 잡혀 있던 악몽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그녀는 “(매니저가 살해된 뒤) 잠시 아무런 소리도 없었고 버둥거리거나 대화도 없었으며 완전힌 침묵 속에 빠졌고 곧이어 두 번째 총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인질 피해자 중 사망한 카트리나 도슨(Katrina Dawson)씨의 사망 원인은 경찰이 쏜 총알 파편 또는 벽에 부딪힌 경찰의 총알에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질극 사건 당시 끝까지 남아 있던 8명의 인질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상업 방송 네트워크에서 수백만 달러를 지불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카페에서의 경험을 인터뷰하는 대가로 30만 달러를 받았다는 보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 ABC 방송은 채널 9과 7의 방송이 나간 다음날(9일) 신문에서 “사건에 대한 진상 심리에서 인질 피해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팔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인정됐지만 비극적 사건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것에는 많은 논쟁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