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브 아일랜드’(Glebe Island)의 사일로(silo. 큰 탑 모양의 곡식 저장소)에 만들어진 대형 광고판. 시티 카운슬은 호주 전역에서 가장 크고 임대료가 비싼 것으로 알려진 이 광고판을 철거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월 임대료 25만 달러... 월 평균 200만 명에 노출
시티 카운슬, ‘글리브 아일랜드’ 재개발 제안서 제출
피어몬트(Pyrmont)에서 글리브(Glebe) 방향으로 안작브릿지(ANZAC Bridge)를 건너오다 보면 마주치게 되는 야외 광고판은, 호주는 물론 남반구(southern hemisphere)에서 가장 큰 야외 광고판으로 알려져 있다.
월 임대료만 25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안작브릿지를 이용하는 자동차 이용객들의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이 광고판이 조만간 철거될 것이라고 시티 카운슬(City of Sydney)이 밝혔다.
이 광고판은 문화유산(heritage-listed)에 등록된 ‘글리브 아일랜드’(Glebe Island)의 사일로(silo. 큰 탑 모양의 곡식 저장소)에 만들어져 있으며 지난 1990년대, 시드니 올림픽을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처음 설치했다.
워낙 교통량이 많은 곳에 위치해 있어 매월 평균 200만 명의 운전자들이 안작브릿지를 건너며 이 광고판을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주 금요일(1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현재 이 공간을 임대하고 있는 광고회사가 주 정부의 NSW 항만당국으로부터 향후 7년간 이 광고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말, ‘애드뉴스’(AdNews) 보고서에 따르면 이 광고판의 임대로는 호주 전역에서 가장 높으며, 28일간의 임대료만 25만 달러에 이른다.
그 동안 이 광고판을 장식한 회사는 NRMA, 폭스바겐(Volkswagen) 자동차, 삼성(Samsung) 등 세계적 브랜드였으며 보통 6개월 이상 예약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드니 시티 카운슬은 이 광고판이 이제 미운 오리(outstayed its welcome)로 전락했다고 말한다. NSW 주 기획부에 제출된 제안서에서 시티 카운슬의 도시기획부 그라함 얀(Graham Jahn) 국장은 이 광고판의 본래 목적은 소멸되었고 이제 주 정부의 중요한 문화유산과 함께 영구 파손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 제안서 목적에 대해 “공공에 충분한 이익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얀 국장은 제안서에서 “유일한 이익은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름을 인지시킨다는 기본 기능을 가진 광고업 조직의 매출원과 협력한 상업적 이익일 뿐”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광고판이 시드니 스카이라인의 영구 붙박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른바 ‘항만구역’으로 불리는 발메인(Balmain), 로젤(Rozelle), 릴리필드(Lilyfield), 아난데일(Annandale), 글리브(Glebe) 및 피어몬트(Pyrmont)와 맞닿은 해안에 자리한 ‘글리브 아일랜드’는 현재 항구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이 광고판에 설치되어 있는 사일로는 시멘트 및 설탕 저장고로 활용되고 있다.
시티 카운슬의 이 같은 제안과 달리 NSW 주 정부는 글리브 아일랜드가 여전히 산업구역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고 있다.
라이카트 카운슬(Leichhardt Council)은 “(글리브 아일랜드의) 재개발은 면밀한 계획 하에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이 광고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역사유산으로서의 사일로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NSW 주 항만당국 대변인은 이 광고판의 임대비에 대해 언급을 피하며 “이에 대한 수치는 거래상의 비밀”이라고 덧붙였다.
시티 카운슬의 제안은 NSW 계획평가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