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경제 전문가들은 광산업 분야 투자 위축과 치솟는 부동산 거품, 실업률에까지 적색경고등이 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도심 한복판에서 직업을 찾는 젊은이.
높은 실업률에 적색경보등... 부동산 거품 붕괴 위험도
“광산업 분야의 투자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끝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거품은 언제 붕괴될지 모르며, 그리고 마침내 실업률에까지 적색경보등이 켜졌다.”
지난 십 수년간 특별한 위기를 겪지 않고 성장세를 지속해왔던 호주 경제가 비틀거리고 있다.
호주는 세계 선진국 대부분이 위기를 겪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끄떡없이 버틴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호주 경제가 마침내 불경기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 호주 중앙은행(RBA)이 타겟으로 하는 거시경제 지표는 인플레이션을 3% 이내로, 실업률을 6% 이내로 억제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아도 곤란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올해 1-3월 분기의 인플레이션은 연간 기준 1.3%를 기록해 다소 낮은 수치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다수 금융기관의 경제분석관들이 올해말까지 실업률이 7%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경기 후퇴가 가시화되고 있다.
금융기관 블랙락의 스티브 밀러 경제분석관은 “올해 말까지 실업률이 7%를 넘어설 것”이라며 “2016년에는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주경제는 아직 광산업 침체에서 오는 여파를 제대로 느끼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청도항으로 보내지는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반토막이 나면서 1톤에 미화 51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밀러 분석관은 “2010년에서 2013년까지 철광석은 1톤에 미화 140달러까지 올라갔었다. 반토막난 철광석 가격이 주는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광산업 침체의 여파는 2016년에 가서야 제대로 느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내년에는 실업률이 더욱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올해말에 실업률이 7%에 달한다면, 이는 2001년 10월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실업률 7%를 예상하는 곳은 비단 블랙락 한 군데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금융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7%를 기대치로 내놓았다.
실업 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호주 서부 주로, 아무래도 광산업 분야 침체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해의 경우 광산업 침체로 인해 호주 경제 전반의 시설 투자액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2.2%까지 하락했다. 밀러 분석관은 “이처럼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며 “광산업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투자는 정말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호주 달러가 미화 70센트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그때는 투자 부족의 충격이 완화될 것”이라며 “관광, 교육, 농축산업 등의 수출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밀러 분석관은 “결국 중앙은행(RBA)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임경민 객원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