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직전 집행이 연기된 필리핀 여성 매리 제인 벨로소(Mary Jane Veloso). 사형이 계획된 9명의 사형수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었다.
“잔혹한 살인행위”... 사형에 대한 반대 입장 드러내
지난 주 토요일(25일) 사형 집행이 통보되고 사흘 후 인도네시아 당국은 자국민 1명과 외국인 7명에 대한 사형 집행을 단행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들은 마약사범의 사형선고에 대해 많은 지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사형 집행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사형 집행에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발리나인’ 앤드류 찬(Andrew Chan)과 뮤란 스쿠마란(Myuran Sukumaran)에 대한 대통령 사면을 촉구하기도 했으며,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인도네시아 이주 노동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형에 처해졌을 때 그는 어디에 있었는가’라는 국제법 전문가 힉마한토 주와나(Hikmahanto Juwana) 자카르타 대학 교수의 말을 앞다퉈 인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들은 사형 집행에 대해 자국 정부를 비난하는 분위기다. 자카르타 소재 2개의 영자 신문인 자카르타 포스트(Jakarta Post)와 자카르타 글로브(Jakarta Globe)는 사형수들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앞서 자카르타 글로브는 강력한 논조로 사형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자카르타 글로브는 관련 기사에서 “이성과 동정이 결여된 이 날, 사형집행을 목전에 두고 한 인격체로서 자비를 베풀기를 희망했지만 ‘발리나인’을 포함해 8명에 대한 총살형이 집행됐다”면서 “인도시아 정부는 잔혹한 행위를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지난 주말 신문에서 무함마드 프라세티요(H. M. Prasetyo) 법무장관의 조치와 그가 사형 계획을 어떻게 미디어에 밝혔는지에 대해 언급했다. 집행 직전 사형수 국적의 국가 주요 인사들이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상황이었다. 신문은 “필리핀 케조마르 비나이(Kejomar Binay) 부통령 등 사형수를 둔 국가의 인사들이 인도네시아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법무장관이 왜 이들에게 직접 사형 집행을 설명하지 않고 미디어를 통해 발표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비나이 부통령은 자국 국적의 사형수 매리 제인 벨로소(Mary Jane Veloso)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이어 필리핀의 경우 외국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자국민을 보호하는 데 적극적인 국가라고 언급한 뒤 “비나이 부통령을 난처하게 만든 이유는 법무장관만이 알고 있다”며 “이것은 무지의 소치인가? 우연의 일치인가? 아니면 계획된 힘의 과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유경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