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원이 ‘한국 문화가 있는 날’ 기획으로 마련한 K-Pop 노래경연대회가 예상 외로 큰 호응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대회 1등상을 차지한 브리아니 세일스베리씨와 멜리 멜레씨.
시드니 한국문화원... 12개 본선팀, 빼어난 실력 선보여
호주 현지 청소년들의 K-Pop 실력을 엿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원장 안신영, 이하 ‘한국문화원’)은 지난 주 토요일(29일) 문화원 강당에서 ‘제4회 한국 문화가 있는 날’(Korean Culture Day) 일환으로 ‘2016 K-pop Singing Contest’(노래경연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문화원은 이번 경연에 대해 매년 4월 ‘Sydney Korean Festival’과 연계하여 ‘K-pop world festival’을 진행하고 있지만 호주 현지인들의 K-pop에 대한 열정을 1년에 한 번 있는 행사만으로는 충족시키기 부족하다고 판단, 자체적으로 ‘K-pop Singing Contest’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K-pop cover dance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K-pop World Festival’과 달리 참가자들의 가창력만을 심사했다. 대회에는 총 52개 팀(총 68명)이 온라인 예선에 지원했으며, 한국문화원 자체 심사를 거쳐 12개 팀(총 16명)이 본선에서 경연을 펼쳤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SBS Pop Asia 진행자인 나탈리 트란(Natalie Tran)씨의 사회로 진행된 본선 무대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국악인 신형식씨의 신들린 장구연주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약 120명의 관객들은 쉴새 없이 몰아치는 장구연주에 큰 박수로 화답을 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12개 팀, 16명의 참가자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자신들의 노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1992년에 ‘서태지와 아이들’을 처음 알고 난 이후 한국문화에 빠져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참가자 막달레나 라스(Magdalena Lass)씨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를 열창하며 30~40대 한인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본선 참가자들의 열띤 공연 후에는 국악인 신형식씨가 ‘춘향가’ 중 한 부분의 판소리 공연을 선보였고 관객들이 참여하는 ‘도레미 옥타브 게임’도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나탈리 트랜(Natalie Tran)씨의 영어 해설이 곁들어진 판소리 공연에서는 관객석에서 ‘얼쑤’, ‘좋다’라는 추임새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번 행사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매튜 스미스(Matthew Smith, SBS Pop Asia 책임 프로듀서)씨는 심사평에서 “심사위원들이 무대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모든 참가자들이 부담감을 많이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K-pop에 대한 열정을 한 몸에 느낄 수 있었다”며 “모든 참가자들의 실력이 뛰어나 점수를 매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경연에서 영예의 1위는 Crush의 ‘소파’를 부른 브리아나 세일스베리(Brianna Sailsbury)씨과 멜리 멜레(Meli Mele)씨가 차지했으며, 2등은 악동 뮤지션의 ‘Re-bye’를 부른 에밀리 조(Emily Cho)씨와 레나 왕(Rena Wang)씨가, 관객투표로 선정된 인기상은 이하이의 ‘1,2,3,4’를 부른 클레어 시(Claire Xi)씨에게 돌아갔다.
1등은 수상한 세일스베리-멜레씨는 인터뷰에서 “모든 참가들의 공연이 무척 멋졌고, 많은 분들이 와서 호응하고 응원해줘 힘을 낼 수 있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해준 한국문화원에도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날을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모리스 존스(Morris Jones)씨는 “이번 행사는 정말 성공적인 것 같다.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면서 “지금 관객들이 더 이상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많이 모였는데, 그만큼 관객들이 이 행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이므로 내년에는 좀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다국적, 다문화 사람들이 K-pop으로 하나가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한인을 비롯해 폴란드,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국, 뉴질랜드, 사모아, 쿡 아일랜드, 중국 등 다양한 국가 출신들이었으며 특히 이번 경연대회를 위해 멜번(Melbourne)에서 온 테오도라 하리잔토(Theodora Harijanto)씨의 가족들은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을 입고 그녀를 응원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런 한편 호주 내에서 K-pop은 단순히 퍼포먼스 위주의 아이돌 그룹만이 인기를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볼 빨간 사춘기’, ‘악동 뮤지션’, ‘이하이’, ‘린’, ‘에일리’, ‘이승기’ 등 보컬 또는 그룹의 인기도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문화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확인한 참가자 및 관객들의 호응에 부응하기 위해 K-pop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인기상을 수상한 클레어 시(Claire Xi)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