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 최근 조사를 통해 전 세계 최상위 10%의 부유층이 하위 10%보다 10배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이 소득불평등 격차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 가운데 호주의 경우 이 같은 불평등은 OECD 평균에 비해 덜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호주의 복지 관련 단체들은 호주 최하위 계층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OECD 촉구... 호주, OECD 국가 중 빈부격차 폭 낮은 편
전 세계적으로 빈부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글로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주 금요일(22일) 국영 ABC 방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가 최근 조사를 통해 전 세계 최상위 10%의 부유층이 하위 10%보다 10배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OECD가 지난 주 목요일(21일) 발표한 자료를 인용, “소득 격차의 확대뿐 아니라 지난 20년 사이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고용시장에서 흔히 ‘비정규직 근로자’로 불리는 노동자 고용이 정규직 채용보다 절반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고용시장에서 불안정하고 질 낮은 노동에 종사하며 낮은 임금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더 많아졌으며, 이들의 급여봉투도 더없이 얇아졌다.
OECD는 지난 1980년대 이래 빈부격차가 드라마틱하게 확대된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OECD의 앙헬 구리아(Angel Gurria) 사무총장은 “이번에 드러난 결과는 상당히 뚜렷한 것”이라며 “전 세계 상위 10%의 부유층이 하위 소득계층 10%보다 9.6배의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더 중요한 문제는 부유층과 저소득층의 수입 격차가 10년마다 두 배로 확대됐다는 것”이라며 “부에 있어 저소득층 40%가 보유한 가계자산은 전체의 3%에 불과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뿐 아니라 중간소득 계층 또한 빈부격차 확대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OECD는 지적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소득 불평등은 저소득 계층 및 중간 계층의 노동자 가정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제 모든 국가의 정책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저소득 40% 계층에 더 많은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분명한 사실은, 저소득 계층에서 사회적 유동성, 직업 간 이동이 차단될 경우 경제 성장은 차단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빈부격차,
OECD 평균보다 덜 심화
한편 OECD의 이번 조사 결과 호주 노동자들의 경우 전 세계 노동자들이 받는 평균 임금(OECD 평균 임금보다 낮은)보다 8.8배가 많은 ‘부자 노동자’로 나타났다.
OECD는 “이는 지난 2007년 이래 호주 정부의 감세 정책과 부동산 상승 등으로 호주 노동자들의 수입이 더 균등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OECD 보고서에서 호주의 경우 노동자들의 소득 평등화 측면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고 있지만, 호주의 복지 관련 단체들은 “OECD 자료는 호주 소외계층의 실제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Good Shepherd Microfinance’의 아담 무니(Adam Mooney) 대표는 “매 시간, 하루가 다르게 부의 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분명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현재 호주에서 빈곤선(poverty line) 이하의 수준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25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 수치는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OECD의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고소득자에 대해 높은 세금을 매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소득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정부는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에게 공정한 조세부담을 보장해야 하며, 세금을 내지 않고는 숨을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어 “여기에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면서 “한 가지, 세금감면 및 면세제도를 없애고 한계세율을 높이며, 부동산 세금을 이용해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도록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OECD는 이 같은 부의 불평등, 즉 소득 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더 많은 여성들의 취업을 장려하고 또한 관련 정책을 통해 이들이 적극적으로 직업을 찾도록 함으로써 막다른 길목(최저 소득 계층)에 이르지 않도록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