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원주민 출신으로 NSW 주 의회에 진출한 최초의 여성이기도 한 린다 버니(Linda Burney) NSW 노동당 부대표. 그녀는 젊은 시절 가정폭력 피해 경험을 처음으로 털어놓으며 폭력 근절을 위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NSW 주의 심각한 가정폭력 문제 언급
폭력 관련 학교 교육, 피해여성의 적극적 대처 ‘중요’
가정폭력 문제가 점차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원주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3년 NSW 주 하원의회에 진출, 화제가 되기도 했던 린다 버니(Linda Burney) 의원(현 NSW 노동당 부대표)이 한때 가정폭력 피해자였음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버니 의원은 금주 월요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파트너인 릭 팔리(Rick Farley)씨를 만나기 전 경험했던 가정폭력을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버니 부대표는 “나의 가정폭력 피해 경험은 평판이 좋았던 한 남자와의 오랜 전 이야기”라고 전제한 뒤 “전 남편은 집 안과 밖에서 완전 다른 사람이었다”며 “그의 폭력은 마치 화산 분화구 같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고 말해 상당히 심각했음을 드러냈다.
이 같은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한 버니 부대표는 두 자녀를 데리고 남편으로부터 도망쳤다. 그녀가 도망치기 직전 남편에게 당한 폭력으로 그녀는 눈 주변의 심각한 부상과 코가 부러지는 큰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버니 부대표는 “(남편으로부터 도망치기 직전) 마지막으로 당한 폭력은 매우 심각했다”며 “그와 관계를 지속하면 앞으로 나 뿐만 아니라 아이들 인생마저 불행해지리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고백했다.
린다 부대표의 고백과 관련, NSW 노동당의 고위 정치인과 여성 대변인은 원주민 커뮤니티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국가적 수치’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통계에 따르면 원주민 여성의 경우 비원주민 여성보다 가정 폭력 피해자가 될 확률은 6배, 병원에서 사망할 확률은 3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피폭력 경험을 털어놓은 버니 부대표는 이어 “남자 친구의 폭력에 노출된 젊은 원주민 여성에게 정상적인 남녀 관계에 대해 알려준 일이 있다”며 “그러나 폭력피해가 일상화된 여성의 경우 남자 파트너의 폭력이 심각하다는 것을 모르는 게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버니 부대표는 호주 원주민 커뮤니티가 여성 폭력에 대해 잘못을 인정할 때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녀는 “나이든 원주민들에게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말해도 그들은 원주민 사회에서 그들이 보는 것들을 믿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그게 바로 호주 원주민들이 살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원주민 가정폭력의 직접적인 피해자이자 증인”이라는 버니 부대표는 “폭력은 범죄이며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 한다”며 “원주민의 삶의 방식이 타인에게 상처를 가하거나 다른 사람의 삶, 가치관, 정체성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버니 부대표는 원주민 사회의 가정폭력에 대해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계에 발을 디디기 전 교사이기도 했던 그녀는 “원주민 여자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가르쳐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여성과 남성의 관게에서 사로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버니 부대표는 “불법 마약, 암페타민과 같은 각성제 등이 원주민 커뮤니티를 더 폭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하면서 “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솔직하고 거리낌 없이 외부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유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