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아 남단 다루(Daru)에서 퀸즐랜드(Queensland) 최북단 사이의 토레스 해협이 호주로 입국하려는 불법 난민자들의 새로운 루트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지역은 불법 무기 및 밀수 조직이 자주 이용하는 밀매경로이기도 하다.
PNG 경찰 우려... 불법 마약밀수 조직에겐 잘 알려진 경로
호주로 입국하려는 불법 난민자들로 인해 호주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를 통한 기존의 경로와 달리 불법 난민자들을 송출하는 조직들이 파푸아뉴기니아(Papua New Guinea)를 새로운 루트로 이용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주 금요일(26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세 명의 인도 남성이 최근 PNG 남서쪽 해안에서 보트를 타고 호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려다 PNG 경찰에 체포됐다.
PNG 경찰은 호주와 가까운 PNG 남쪽의 작은 도시 다루(Daru)의 경우 마약, 총기는 물론 인신 밀수의 주요 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PNG 경찰은 “다루는 항상 불법 사건이 발생하는 장소였다”면서 “멀리 떨어져 있어 공권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퀸즐랜드(Queensland) 주 최북단과 PNG 사이의 토레스 해협(Torres Strait)에는 무수한 섬들이 있으며, 이로 인해 보트를 타고 쉽게 국경을 넘을 수 있다.
실제로 두 국경의 가장 가까운 곳은 호주 영토인 사바이 섬(Saibai Island)에서 PNG 해안까지로, 이 거리는 4킬로미터에 불과하다.
PNG 경찰청의 가리 바키(Gari Baki) 청장은 “다루의 경우 호주로 입국하려는 불법 난민 신청자들의 주요 입국 루트가 될 수 있다”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불법 난민 입국자들이나 밀수 조직들은 호주 밀입국이나 마역 밀수의 주요 거점으로 다루 마을을 이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우리(PNG 경찰)가 이를 눈감아줄 경우 다루 마을을 통한 불법 난민자 입국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위험은 PNG 남쪽에서 서쪽 인도네시아 국경에 이르기까지 허술한 국경경비로 인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바키 청장은 “경계가 허술한 PNG 국경을 통해 호주로 입국하려던 아프리카인을 체포하기도 했다”며 “PNG 국경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경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PNG 경찰에 체포된 인도인,
“첫 사례 아니다”
다루 경찰서(Daru police station)의 사이와 릭커(Saiwa Ricker) 수사국장은 “최근 다루를 통해 호주로 입국하려던 세 명의 인도인을 체포하기도 했지만, 호주 불법 입국 경로로 이 지역을 이용하는 사례는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호주로 입국하려는 이들이 이 루트를 이용하곤 했다”는 그는 “최근 경찰에 체포된 세 명의 인도 남성 중 신원이 확인된 이는 한 명뿐”이라고 덧붙였다.
니마(Nima)라는 성의 이 인도 남성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에 호주로 건너가려는 계획을 게시한 바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형제들,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 나는 현재 PNG에서 일하고 있으며 2~3개월 후 호주로 건너갈 계획이다. PNG와 호주는 매우 가까운 나라이다”라고 썼다.
릭커 수사국장은 “다른 두 명은 PNG에서 엑손 모빌(ExxonMobil)사가 주도하는 수십억 달러 프로젝트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였다”며 “이들은 이미 비자에 명시된 체류 기한을 넘긴 상태였다”고 말했다.
PNG 다루 주변 지역은 이미 호주 연방 경찰(Australian Federal Police)의 감시망에 들어 있는 상태이다.
지난해 10월 호주 연방경찰은 다루를 통해 불법 무기와 메스암페타민을 호주로 들여오려 시도한 밀수조직을 적발, 8명의 조직원을 체포해 밀매 혐의로 기소했다.
이 루트는 이미 불법 무기류, 마약 딜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곳으로, 경찰은 이 루트를 이용하는 불법 입국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에 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