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현장본이 공개, 역사학자들은 물론 각계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 광복회(회장 박유철)가 성명를 통해 이번 국정교과서의 오류와 정치적 이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광복회 사이트의 단체소개 페이지.
오류-왜곡 국정교과서에 ‘광복회’ 강력 일침
박근혜 정부 초기, 각계의 반발을 무시한 채 추진한 국정교과서가 오류투성이로 지적받고 있으며 각 학교가 이를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식물교과서’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광복회’가 일제 치하 당시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잘못된 표기, 특히 헌법정신 부정 부분을 강력 지적하고 나섰다.
광복회 호주지회(회장 황명하)는 금주 화요일(29일), 대한민국 광복회(회장 박유철)의 성명서를 동포 미디어에 배포했다.
광복회는 성명서에서 “지난 1년간 집필진과 편찬기준의 미공개로 온갖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밀실집필’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공개본이 그 실체를 드러냈다”며 “이를 살펴본 우리 광복회는 실망감과 수치심, 분노의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안중근 윤봉길 의사 등 선열들 보기가 심히 두렵고 부끄러울 뿐이다”고 밝혔다.
특히 광복회는 이번 국정교과서 상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 부분을 강력히 지탄했다.
광복회는 “헌법정신과 헌법가치 부정은 물론, 역사적 사실도 아니고, 학계정설과도 배치되는 ‘도깨비 역사교과서’를 편찬한 교육부에 광복회원들은 통렬한 울분을 감출 수가 없다”면서 “현장검토본 국정 역사교과서 상의 ‘대한민국 수립’ 기술은 ‘3.1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현행 헌법정신을 정면에서 위배하는 것으로,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명명백백한 역사왜곡”이라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또한 특정 부분의 표기 문제도 언급했다. ‘반민족 친일파 청산’을 ‘친일청산’으로, ‘친일파’를 ‘친일인사’로 표기한 것은 국정 역사교과서로 올바른 표현이 될 수 없으며, “친일행위에 대한 반민족적 범죄인식을 약화시키고, 매국행위를 개인적 사안으로 이해케 함으로써 친일세력에 의한 집단적 조직적 범죄를 은닉시키려는 기만적인 행위와 다름없다”고 피력했다.
‘광복’ 부분에 대해서도 비난을 이어갔다. 광복회는 “이번 역사교과서 현장본은 ‘8.15광복은 우리 민족의 지속적인 독립운동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승리한 결과임을 유의하여 서술한다’는 지침은 본말을 전도시켜 전자보다 후자에 더 비중을 둔 서술로써 8.15 광복은 독립운동의 결과라기보다 ‘광복은 남의 손에 의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뉴라이트적 역사관”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광복회는 “대한민국은 1919년 4월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가결하여 동년 4월13일 대한민국 건국과 헌법을 세계만방에 선포한 나라”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을 기회로 ‘건국절 법제화’를 시도하려는 세력 역시 역사교과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기를 300만 독립운동 선열의 이름으로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