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시드니 베로우라 헤이츠(Berowra Heights)의 3침실 주택을 최근 매물로 내놓은 제이크-도미니크 디아즈(Jake-Dominique Diaze) 부부. 이들은 자기네 주택이 95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는 데 놀라움을 표했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 분석, 스퀘어미터 당 가격 낮아
시드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지난 7월 넷째 주 주택 중간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뉴스는 모든 이들을 신음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시드니는 글로벌 시사 잡지인 ‘모노클’(Monocle)이 실시하는 ‘삶의 질’ 연례 조사에서 3침실을 기준으로 한 주택비용, 실업률, 해변 접근성 등을 포함한 다양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여섯 번째 순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 및 분석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에 따르면 시드니 도심 지역 주택 중간가격은 100만616달러에 달하며 외곽 지역 중간가격은 3침실을 기준으로 92만9천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심 전역이 평균적인 주택 구매자의 손길(주택구매 능력)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모노클’ 조사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도쿄(Tokyo), 런던(London), 뉴욕(New York), 홍콩(Hong Kong) 등 시드니보다 상위권에 있는 주요 도시들의 주택가격은 어떤 상황일까.
지난 일요일(2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 인터넷 판은 부동산 분석회사, 에이전트 등을 통해 시드니와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을 비교,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시드니의 경우 다른 주요 도시들에 비해 같은 가격에서 아직은 더 넓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글로벌 부동산 자문회사인 ‘세빌스’(Savills Australia)의 토니 크랩(Tony Crabb) 연구소장은 “(주택의) 적절한 가격 문제가 실제로는 다른 쟁점이 되고 있다는 푸념이 많다”고 말한다.
사실, 시드니의 주택 중간가격은 상당히 높지만 평균 면적과 비교할 때 시드니의 주택은 비교적 좋은 편이라는 게 크랩 연구소장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주택의 스퀘어미터 당 가격을 다른 도시와 비교해 홍콩의 경우 시드니보다 3~4배가 높으며, 런던은 두 배, 그나마 싱가포르나 뉴욕이 시드니와 유사하다.
도쿄 또한 시드니와 주택가격은 유사한 편이다. 하지만 공간 자체가 좁고 위치상 출퇴근 시간이 90분 이상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크랩 소장은 세빌이 발표하는 연간 ‘세계 도시 보고서’(World Cities Report)의 수치를 인용, 오직 파리(Paris)의 주택가격이 시드니에 비해 20%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인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가 실시하는 ‘부자 보고서’(The Wealth Report)도 우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화 100만 달러를 기준으로 전 세계 도시의 상위권 지역에 럭셔리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비교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5년의 경우 시드니에서는 2년 전인 2013년에 살 수 있었던 크기의 주택보다 더 적은 공간의 주거지를 구입해야 하며 실질적으로 2년 전 44스퀘어미터를 구입할 수 있는 비용으로 지금은 41스퀘어미터 이상 넓이의 주택은 구입할 수 없는 실정이다.
‘나이트 프랭크’의 호주지역 연구 책임자인 미셸 시실스키(Michelle Ciesielski) 소장은 “세계 유명 도시의 주택과 비교하면 아직은 더 합당한 가격”이라고 말한다.
시실스키 소장은 “만약 홍콩의 20스퀘어미터 주택, 런던의 21스퀘어미터 주택을 구입한다면 그 가격으로 시드니에서는 41스퀘어미터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보는 부동산 시장 최고 가격에서, 시드니는 뉴욕, 싱가포르, 홍콩보다는 저렴하고 파리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주택가격 상승도 다양한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나이트 프랭크’ 사의 최근 보고서인 ‘글로벌 주택가격 지수’(Global House Price Index)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두자릿 수 상승, 프랑스의 낮은 상승, 놀라울 것 없는 그리스 등 유럽 주택가격 상승은 제각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올 3월까지 지난 1년간 주택가격이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홍콩은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을 부추겨 상승률은 19%에 달했다. 이는 올 3월까지 지난 1년간 16.6% 상승을 기록한 시드니와 비교된다.
‘Our Estates’의 에이전트 리차드 쿠퍼(Richard Cooper)씨는 “우리는 아직 런던이나 뉴욕보다 더 나은 가치가 있다”며 “싱가포르는 이전부터 가격이 높았으며 홍콩 부동산은 그저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런던과 뉴욕, LA에서 거주했으며 홍콩과 싱가포르 부동산 회사에서 일했던 그는 주요 도시의 부동산 흐름에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에이전트이기도 하다.
쿠퍼 에이전트는 이어 “전체적으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전 세계 각 도시의 삶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만 시드니는 다른 도시에 비해 ‘여전히 바랄 게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도시에 비해 여건은 더 낫다는 얘기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