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크로스의 ‘휴고 라운지’는 바(bar), 나이트클럽, 피자 레스토랑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간 1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던 킹스크로스의 대표적 여흥업소 중 하나였다.
‘새 음주법’(Lockout Laws) 시행 이후 극심한 매출 부진 허덕여
지난해 2월, NSW 주 정부가 음주 폭력 대책을 위해 실시한 ‘새 음주법’(Lockout Laws)으로 매출 부진에 허덕이던 킹스크로스(Kings Cross) 및 달링허스트(Darlinghurst) 일대의 유명 여흥업소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킹스크로스의 유명 업소 중 하나인 ‘휴고 라운지’(Hugos Lounge)가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 목요일(3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에서 가장 유명한 유흥업소이기도 한 킹스크로스의 ‘휴고 라운지’가 7월29일부터 자진 폐업 절차에 들어섰다.
바(bar)와 나이트클럽, 피자 레스토랑 등으로 구성된 휴고 라운지는 지난 15년간 시드니사이더(Sydneysider)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어왔지만 지난해 2월 NSW 주 정부의 새 음주법 시행 이후 60% 이상 매출이 감소, 자진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고 라운지의 매니저인 데이브 에반스(Dave Evans)씨는 “킹스크로스 지역 업소에 대한 알코올 제한 조치로 60% 이상 매출이 떨어지면서 100명의 직원을 해고했으며, 현재 남아 있는 70명의 직원들에게도 새 일자리를 찾을 것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데이브의 동생으로 휴고 라운지의 요리사인 피터 에반스씨는 킹스크로스 지역 업소에 대한 주 정부의 주류공급 제한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2월 실시된 새 음주법은 킹스크로스 및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옥스퍼드 스트리트(Oxford Street) 일대의 업소들에 대해 오전 3시까지만 업소 내 손님에게 알코올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피터 에반스씨는 “당시 우리는 이 법에 대해 이 지역 비즈니스를 죽이는 조치가 될 것이며, 이는 직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면서 “실제로, 지금 이렇게 됐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그 동안 휴고 라운지는 고급 유흥업소를 지향하면서 철저한 내부 보안, 출입자 복장 규정(dress code) 및 ID 스캔(미성년자 출입을 제한하기 위한 신분증 확인) 등을 매우 엄격하게 적용해 왔다. 그런 만큼 업소 입장이 허용된 손님에 대해 안전을 보장해 왔으며, 술 취한 손님으로 인한 문제로 당국의 ‘삼진아웃제’(hree strikes. 술 취한 손님으로 인해 세 차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주류제공 라이센스를 취소시키는 당국이 강력한 조치)에 단 한 번도 조사를 받은 적이 없는 업소로 알려져 왔다.
피터 에반스씨는 “NSW 주의 배리 오파렐(Barry O'Farrell) 전 수상은 3천 달러 상당의 와인을 선물로 받았다가 사임했지만 휴고 라운지에서는 알코올 인한 문제는 전혀 발생된 적이 없다”며 정부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새 음주법은 지난 2012년 킹스크로스에서 음주 폭력으로 10대 청소년이었던 토마스 켈리(Thomas Kelly)가 사망한 데 이어 2014년 다니엘 크리스티(Daniel Christie)가 취객의 ‘묻지마 폭력’으로 사망하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도입됐다. 물론 이 법이 시행되면서 음주 폭행사건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새 음주법이 적용된 이후 지난 3월까지 12개월 간의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피어몬트(Pyrmont)의 경우 음주 폭력사건은 이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뉴타운(Newtown)에서는 60%가량 증가했다. 반면 새 음주법이 적용된 시드니 도심(CBD), 킹스크로스 등의 야간 보행자들은 80%가량 줄어들었다.
휴고 라운지의 데이브 에반스 매니저를 비롯해 킹스키로스 지역 업소들은 새 음주법이 다른 모든 지역에 똑같이 적용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이에 대해 주 정부 트로이 그란트(Troy Grant) 부수상 대변인은 내년 2월 이 법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새 음주법 도입 이후 알코올 관련 폭력사건이 32% 줄어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킹스크로스 유흥업소연합(Kings Cross Liquor Accord)의 도우 그랜드(Doug Grand) 대표는 ‘휴고 라운지’의 폐업 결정에 대해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표현한 뒤 “번화했던 유흥지구의 암울한 미래를 암시하는 것”이라며 “이전과 달리 이제 킹스크로스는 유령도시가 되었다”고 말했다.
인근의 ‘소호’(Soho), ‘트레이드마크’(Trademark), ‘백룸’(Backroom) 등 십 수개의 유흥업소들도 이미 문을 닫은 상태이며 달링허스트(Darlinghurst)의 ‘플린더스 바’(Flinders Bar), ‘테일러스 스퀘어’(Taylor Square), ‘큐 바’(Q Bar) 등도 폐업을 했거나 폐업절차에 들어갔다.
한편 맨리의 휴고 레스토랑 등 휴고 그룹의 다른 지역 업소들은 종전 그대로 영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