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왼쪽부터 정미연, 정나현(앤디 정의 누나), 형주백 민주평통호주협의회 회장, 이숙진 민주평통 부의장(아세안 지역회의), 강환춘(앤디 정의 어머니), 제임스 최 주한호주대사, 이미진 톱미디어 사장.>
호주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인 1.5세 앤디 정(한국명 정현우·21) 선수에게 금메달 획득을 염원하는 후원이 잇따르고 있다.
오세아니아주 한인 최대 기업인 제마이홀딩스그룹 이숙진 대표는 5일 서울 종로의 주한호주대사관에서 정현우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그의 어머니 강환춘 씨에게 5천 달러를 전달했다.
이 대표는 전달식에서 "정 선수는 호주를 대표하지만 글로벌 한국인으로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 양국 우호의 다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은 정성을 보태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부의장으로 활동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양주·아세안 지역회의도 정 선수에게 금일봉을 건넸다.
또 한인사회에선 "평창에서 기량을 펼치는 데 필요한 장비를 살 수 있게 도와 달라"며 정 선수가 개설한 크라우드 펀딩(asf.org.au/athletes/andy-jung/)에 6일 기준 1천159달러를 후원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스케이트, 스케이트 날(블레이드), 고글, 헬멧 등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고 가격도 비싸다. 호주 정부는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에게 항공료와 체재비 등은 지원하지만 개인 장비는 사주지 않는다고 한다.
정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족과 호주 멜버른에 이민했고 2012년 쇼트트랙을 시작했다. 월드컵 시리즈·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기량을 입증한 끝에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호주 국가대표팀 남자 선수로 발탁됐다.
(이숙진 호주 제마이홀딩스그룹 대표(왼쪽)가 정현우 선수의 어머니 강환춘씨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은 제임스 최 주한호주 대사.)
(호주 쇼트트랙 대표로 평창에 참가한 한국계 앤디 정 선수호주 쇼트트랙 대표로 평창에 참가한 한국계 앤디 정 선수)
호주 쇼트트랙대표 정현우 "6.25 참전 할아버지를 위해서…"
호주 쇼트트랙 대표팀 앤디 정(한국명 정현우·21)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외할아버지였다.
앤디 정의 외할아버지인 고(故) 강항동 씨는 평창올림픽 개막을 불과 4개월 앞둔 지난해 10월에 세상을 떠났다.
2일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공식 훈련 장소인 강원도 강릉영동대 쇼트트랙 훈련장에서 만난 앤디 정은 "할아버지는 조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손주가 뛰는 모습을 꼭 지켜보겠다고 말씀하셨다"라며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고 강항동 씨는 아내 김영희 씨가 지난해 3월 먼저 세상을 떠난 뒤 병세가 악화했다. 그러나 앤디 정이 평창올림픽 무대를 밟는 모습을 꼭 눈에 꼭 담겠다고 되뇌었다고 한다.
앤디 정의 어머니인 강환춘 씨는 2일 통화에서 "(정)현우의 평창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커지자 아버지는 꼭 현장을 찾겠다고 힘을 내셨다"라며 "안타깝게도 올림픽 개막을 4개월 앞두고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강환춘 씨는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그 누구보다 현우가 평창올림픽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을 자랑스러워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 정은 조국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에서 할아버지를 기억하며 질주할 계획이다.
그는 "할아버지는 6.25전쟁 때 소년병으로 참전하셨다"라며 "이번 대회는 북한 선수들도 참가해 내겐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앤디 정은 초등학생 때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 왔다.
그는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2012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제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박세영(화성시청)의 스케이팅 모습을 보고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스케이팅 영상을 밤낮없이 보며 실력을 끌어올렸고, 당당히 호주대표팀에 선발됐다.
앤디 정은 평창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뒤 한국에서 생활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원룸을 구해 개인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한국 국가대표 지도자를 역임했던 전재수 현 헝가리 대표팀 감독에게 개인 교습을 받는 등 굵은 땀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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