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기후 회의’ 보고서... 대책 시스템 부담, 갈수록 가중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호주의 ‘산불 시즌’이 더욱 길어지고 혹독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우려를 더하고 있다.

호주 환경 관련 시민단체 중 하나인 ‘기후 회의’(Climate Council)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지난 주 금요일(2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여름 기온이 계속 올라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온건조한 바람 또한 매년 강해지고 있어 산불방지 시스템에 대한 부담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소방관 수 또한 지금의 2배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산불 시즌은 지난 10월초 빅토리아 주 곳곳에서 2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하면서 예년보다도 빨리 시작됐다. 지난 주 번개로 인해 발생된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주 노스 캐스케이드(North Cascade) 지역 산불은 30만 헥타르의 면적을 불태우고 4명의 사망자를 만들어냈다.

 

‘기후 회의’의 아만다 맥킨지(Amanda McKenzie) 대표는 “국가 차원에서 우리는 (산불에)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서 “기후 변화의 영향은 결코 미래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 변화는 이미 우리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장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소방관 양성 준비가 각 주별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한 상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호주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에 따르면 올 10월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3.44도 높았다. 이에 따라 호주 남부 대부분 지역은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기후 회의’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 같은 지구온난화 경향은 점차 심해져 향후 호주의 산불방지 시스템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맥킨지 대표는 “기후 변화는 남반구는 물론 북반구에도 영향을 줌으로써 이른바 산불 시즌 기간이 길어지고 서로 겹치게 된다”며 “이에 따라 각 지역이 산불발생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역량도 제한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기후 회의’가 말하는 산불방지 시스템 또는 역량은 장비뿐 아니라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호주 소방관들이 사용하고 있는 가장 큰 비행기는 국제회사로부터 임대한 것인데, 여름 동안에만 사용하고 겨울(북반구의 여름)에는 북반구에서 이용되고 있다. 8월과 9월에는 72명의 호주, 뉴질랜드 소방관들이 미국에 파견됐었다. 또 올해 기간에는 104명의 호주 소방관이 캐나다 산불 진화에 동원되기도 했다.

 

맥킨지 대표는 “단순히 북미 국가와 장비 및 인력을 공유한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면서 “호주 국내에서도 갈수록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산불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소방 인력 및 장비의 고갈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NSW 주 지방 소방국(NSW Rural Fire Service) 대변인은 ‘기후 회의’의 보고서에서 명시된 문제점, 즉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시즌이 길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소방관을 비롯해 산불방지 자원의 보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산불방지 대책의 일선에 있는 기관으로서 향후 산불 시즌이 길어질 가능성과 이것이 우리의 산불방지 및 억제 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우리 소방서는 발생 원인과 관계없이 언제나 산불 가능성에 대한 현재의 상태를 점검하고 보편적인 예측에 따라 미래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 수요일(18일) NSW 주 의회에서 발표된 긴급상황 서비스 분야에 대한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소방 관련 자원봉사자는 7만4,516명에 달했다.

 

이 자리에서 응급서비스부 데이비드 엘리엇(David Elliot) 장관은 “소방서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은 긴급사태 관리 분야에서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우리 커뮤니티가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보고서가 서부 호주 주와 빅토리아 주에서 산불 시즌이 일찍 시작된 시점에서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 서부 호주에서 2명의 여성과 2명의 남성이 산불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 뒤, 서부 호주 응급 소방서비스 웨인 그렉슨(Wayne Gregson) 청장은 “산불 발생 위험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산불방지 대책을 서두르고 지방에 있는 사람들 중 대피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사전에 미리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종류의 심각한 산불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경민 객원기자

 

  • |
  1. 종합(산불 1).jpg (File Size:39.6KB/Download:48)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383 뉴질랜드 겨우 15일 남은 4·13총선 재외선거 신고·신청일 막바지 등록 위해 총력 다 하고 있지만…턱없이 저조한 상태 굿데이뉴질랜.. 16.01.29.
1382 뉴질랜드 제17기 평화통일자문회의, 뉴질랜드협의회 통일 워크샵 개최 - 자문회의 역할과 차세대 통일교육방안에 대한 토론 발표회 가져 굿데이뉴질랜.. 16.01.29.
1381 호주 동포자녀 유소년-청년들 스포츠 행사 연이어 file 호주한국신문 16.01.28.
1380 호주 ‘2016 Sydney Korean Festival’ 세부 계획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16.01.28.
1379 뉴질랜드 죠이플 오케스트라 제5회 정기 연주회-원로 음악인들과 선후배 간의 조화로운 공연의 장으로 file 굿데이뉴질랜.. 15.12.30.
1378 뉴질랜드 조아연, '2015 AUCKLAND AGE GROUP CHAMPIONSHIP' 우승-- 뉴질랜드 도착 3일만에 우승 차지해…1라운드 최소타 기록 file 굿데이뉴질랜.. 15.12.18.
1377 뉴질랜드 재외동포재단 지원금 15만불 2년여 만에 오클랜드 한인회에 전달 돼 file 굿데이뉴질랜.. 15.12.10.
1376 뉴질랜드 2015 산타퍼레이드 ‘한국 전통문화 알리기” 장으로 굿데이뉴질랜.. 15.12.04.
1375 호주 광역 시드니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74 호주 NSW 주 여성들, 남성보다 일 많고 임금은 적어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73 호주 NSW 포키머신 도박업체들 수입, 크게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72 호주 올 한해 시드니의 가장 큰 주택가격 성장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71 호주 시드니 도심 임대주택,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70 호주 킹스크로스, 주거 지역으로의 변모 움직임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 호주 기후변화로 산불방지 시스템 마련 더욱 어려워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68 호주 내년부터 각종 라이센스, ‘디지털화’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67 호주 파라마타 강변 지역, 아파트8천 채 건축 예정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66 호주 지난 주말 시드니 경매 낙찰률 57.5%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65 호주 고급 한식 시연에 외국인 200여명 ‘열띤 호응’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
1364 호주 남부 호주(SA) 주에서도 ‘세종학당’ 운영된다 file 호주한국신문 15.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