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한인 동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2018 뉴질랜드 국제다큐영화제’(2018 DOC Edge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처음 상영된다. 올해로 13회째인 디오시 에지 국제 영화제는 뉴질랜드 유일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이며 아카데미 공식 지정 영화제(OSCAR Qualifying Festival)로 74편의 상영작 가운데 우리 동포를 소재로 한 '루시아'(Luthier. 18분. 이준섭 감독)가 뉴질랜드 프리미어 단편부문의 상영작으로 처음 선정되어 상영 된다.
이번에 상영되는 다큐멘타리 ‘루시아’는 뉴질랜드에서 유일한 한인 루시아 하찬호(53) 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루시아는 바이올린을 만들고 수리하는 장인을 일컫는 말이다. 하 씨는 한국에서 가톨릭 신부가 되려다 포기하고 1998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왔다. 집세를 못내 길거리 연주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다 우연히 바이올린 장인을 만났고, 청소부터 시작해 7년 동안의 힘든 도제 과정을 거쳐 루시아가 되었다. “바이올린을 만들고 수리하는 과정이 시련의 연속인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는 하 씨는 다큐에서 100년 넘은 낡고 부서진 바이올린을 수리하면서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겪은 삶의 경험과 자신만의 성찰을 들려준다. 라디오 뉴질랜드는 시사프로그램 ‘나인 투 눈’(Nice To Noon)에서 하 씨를 초대해 한인 루시아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준섭 감독은 이번 작품을 제작 하면서 “이번 다큐는 번역을 제외하고 기획, 촬영, 편집 등 모든 작업을 혼자 하다 보니 18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10개월이 걸렸다.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공식 상영작으로 뽑혀 큰 영광이다. 다가오는 오클랜드, 시드니 국제영화제에서도 관객들과 만날 기회가 있기를 기대한다. 뉴질랜드를 포함한 많은 이민자들의 삶이 하 씨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동포들의 깊이 있는 삶의 성찰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준섭 감독은 세계일보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06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왔다. 현재 뉴질랜드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한국의 TV/라디오 리포터/통신원 활동하고 있으며 뉴질랜드 한인 이민자와 1.5세대를 주제로 다큐멘터리 제작하고 있다. 수상작으로는 지난 2015 재외동포 UCC 공모전 우수상 '뉴질랜드의 첫 한국인 이야기'와 2016/2017 오클랜드시 예술창작기금 공모전에 참가 했다.
한편 영화제 기간 동안 '루시아'는 다른 네 편의 단편 상영작과 함께 5월 20일 웰링턴 록시 시네마, 6월 3일 오후 2시 오클랜드 시내 Q 시어터에서 상영된다. 상영작 74편 가운데 부문별 최종 수상작은 다음달 말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