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할머니를 따라 호주에서 뉴질랜드까지 먼길을 떠나왔던 고양이가 가출을 했다가 석달이 넘어서야 귀가했다.
서부 호주의 퍼스(Perth)에 살던 6살짜리 수컷 고양이인 찰리(Charlie)가 크라이스트처치의 혼비(Hornby) 지역에 있는 ‘우드코트 리타이먼트 빌리지(Woodcote Retirement Village)’로 집을 옮겨온 것은 몇 달 전.
털북숭이 찰리는 평생 고양이를 사랑하며 키웠던 이소벨 마쉬(Isobel Marsh) 할머니가 작년 말 이사를 오면서 현지에 두고 왔지만, 찰리를 그리워한 할머니를 위해 은퇴촌 측이 반년 뒤에 이곳으로 데려온 것.
그러나 찰리는 도착한 지 단 2주가량 지난 무렵에 주인 할머니가 잠깐 바람이나 쐬라고 바깥에 내보낸 사이에 순식간에 달아나 행방이 묘연해졌다.
크게 낙담한 할머니를 대신해 은퇴촌 거주자들과 직원들이 주변에 500여장의 전단을 붙이고 동물학대방지협회(SPCA)와 접촉하는 한편 동물 실종 관련 웹사이트에 소식을 올리는등 백방으로 찾아나섰지만 챨리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실종된 지 3개월이나 반이나 지난 무렵에 은퇴촌의 한 직원이 얄드허스트(Yaldhurst) 로드에 사는 한 주민으로부터, 웹사이트에 올려진 내용을 봤으며 수척해지고 털에 윤기도 빠진 찰리가 현관 문 앞에 널부러져 있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튿날 곧바로 연락처로 달려간 직원을 통해 결국 찰리는 집을 나간지 14주 만에 다시 마쉬 할머니와 감격적인 상봉을 할 수 있었다.
현재 찰리는 할머니의 엄한 눈길 아래 집 안에서만 지내고 있는데, 마쉬 할머니는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면서, 앞으로 찰리를 최소한 3~4주는 실내에만 머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