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지폐 방지 장치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한층 쉽고 간편하게 업그레이드 된 50달러 새 지폐 디자인이 공개됐다. 지난 일요일(7일) 멜번(Melbourne)에서 열린 ‘비전 오스트레일리아’(Vision Australia) 행사에서 조시 프라이덴버그(Josh Frydenberg) 재무 장관이 들어 보인 50달러 신권 지폐(사진). 사진 : aap
신권 디자인 공개... 위폐 방지 및 시각장애인용 점자 업그레이드
시각장애 소년 코너 맥레오드 군 요청 받아들여, 점자로 쉽게 감별
노란 색상으로 일명 ‘파인애플’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50달러 지폐는 호주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화폐이다. 금주 월요일(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50달러 지폐의 새 디자인이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50달러 지폐 새 디자인은 위폐방지 기능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한층 업그레이드 돼 주목을 끌고 있다. 새 지폐의 위와 아래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지폐를 쉽게 식별하기 위한 볼록 장치(양각)가 새겨졌다. 특히 그 동안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수로 여겨졌던 브라유의 점자(Braille)에 기반하지 않은, 네 개의 점자만이 새겨져 식별이 보다 간편해진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50달러 지폐의 디자인이 새로 변경된 데에는, 시드니에 거주하는 10대 시각장애인 소년 코너 맥레오드(Connor McLeod)가 지난 2015년부터 수년간 진행해온 캠페인이 촉발제가 됐다. RBA는 이 소년의 의견을 받아들여 볼록 장치가 추가된 새 50달러 지폐 발행을 결정했다.
안내견의 도움을 받아 이동이 가능한 시각 장애인 크리스 에드워즈(Chris Edwards. 50세)씨는 “새 지폐 디자인으로 가족들을 위한 식료품을 구매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라며 기쁨을 표했다. 그는 “특히 지폐의 촉감이 보다 개선되었다”며 “엄청난 발전”이라고 말했다.
에드워즈씨는 “연방 중앙은행(Reserve Bank)이 제공한 판지 가이드를 이용해 지폐의 길이로 구별했던 예전 시스템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지폐를 받으면 맞는 액수인지에 대한 100% 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50달러 지폐의 디자인이 새로 변경된 배경에는 시드니에 거주하는 10대 시각장애인 소년 코너 맥레오드(Connor McLeod)의 캠페인이 큰 계기가 됐다. 사진은 ‘비전 오스트레일리아’(Vision Australia) 행사에서 공개된 50달러 신권 지폐. 사진 : aap
RBA의 린지 볼튼(Lindsay Boulton) 대변인은 “이번 새 지폐 디자인은 30만 명 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매주 중요한 일”이라며 “호주 지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번 50달러 지폐의 새 디자인에는 위폐 방지를 위한 보안이 강화됐다. 지폐의 중앙 부분 위쪽에 위치한 투명 창에는 위에서 아래로 세 개의 이미지가 나열되어 있으며, 지폐를 움직일 때마다 색이 변한다.
50달러 지폐에 그려진 호주의 첫 애보리진 작가이자 발명가인 데이빗 우나이폰(David Unaipon)과 첫 여성 의원인 에디스 코완(Edith Cowan)의 그림은 변함없이 유지된다.
호주에서 촉감이 가미된 지폐는 2016년 발행된 5달러 지폐가 처음이다. 이후 작년 발행된 10달러 신권에도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촉각기능이 추가됐다.
보도에 따르면 2019년에는 20달러 새 디자인이 공개될 예정이며, 2020년에는 100달러 지폐도 새롭게 바뀐다.
새로 태어난 신규 50달러 지폐는 오는 18일(수)부터 유통된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