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누드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뉴욕 기반의 사진작가 스펜서 튜닉(Spencer Tunick)씨가 올해 7월 멜번(Melbourne)에서 작업한 작품 가운데 4점을 엄선, 공개했다. 사진은 이번에 공개한 ‘Melbourne 1, 2018’. 멜번 도심 프라란(Prahran)의 울워스(Woolworth) 야외 주차장에서 작업한 것이다.
올 7월 멜번 도심서 작업한 860명 누드 중 ‘Melbourne 1 2018’ 등 4개 작품
뉴욕 태생의 사진작가 스펜서 튜닉(Spencer Tunick)은 수백 명 또는 수천 명의 봉사자를 출연시킨 집단 누드 사진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아온 사진 예술가이다. 스무 살 무렵부터 누드 사진에 집중해 온 그는 1994년부터 현재까지 75회 이상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엄청난 규모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집단 누드사진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가장 최근인 지난 7월에는 멜번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그는 공공장소에 수많은 사람들을 주변 분위기에 맞춰 정교하게 배치하여 사진에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주 겨울의 한복판인 7월, 멜번 도심에서의 집단 누드 사진에 참여한 사람은 총 860명. 특히 겨울바람이 유난히 차가운 멜번의 도심에서 긴 시간 누드로 봉사했던
이들이 마침내 자신들의 사진을 볼 수 있게 됐다.
튜닉 작가는 자신의 집단 누드 작업에 대해 “공공 공간에서 예술적 대상으로서의 살아 있는 인체를 기념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멜번 도심 엔터테인먼트 상징 구역인 채플 스트리트(Chapel Street) 상에서의 누드 작. 작품 제목은 ‘Melbourne 2, 2018’이다.
지난 토요일(15일), 튜닉 작가는 당시 멜번에서 작업한 사진들 가운데 4장을 엄선, 공개했다. 촬영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이들에게도 인화된 한정판 사진이 제공된다. 아울러 당시 촬영 진행 과정을 담은 비디오 영상 및 모바일 앱도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멜번에서의 집단 누드 촬영이 추진될 당시, 촬영 장소로 물색한 프라란 소재 대형 슈퍼마켓 울워스(Woolworths)가 자사의 고객 전용 주차장 사용을 거부하면서 촬영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튜닉 사진가 측이 일요일 촬영 대신 월요일로 미루면서 장소 사용이 가능해진 바 있다.
멜번 도심 남동부의 프라란은 멜번의 유명 소매업체들이 즐비한 곳으로, 특히 올해 집단 누드 사진 작업이 중점적으로 진행된 채플 스트리트(Chapel Street)는 멜번 도심의 상징적인 엔터테인먼트 구역이기도 하다.
튜닉 작가의 누드 작 ‘Melbourne 3 2018’. 그의 사진 촬영팀 중 하나인 데이빗 브롬리(David Bromley)씨의 작업실을 촬영 장소로 사용했다.
뉴욕을 연상시키는 멜번 도심 분위기
뉴욕 로워 허드슨 밸리(Lower Hudson Valley)에 거주하는 튜닉 작가는 이번 사진 공개와 관련, 멜번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지난 겨울 촬영 당시 고생한 참가자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채플 스트리트는 뉴욕의 이스트 빌리지(East Village. 맨해튼에 있는 대표적 다문화 지역이자 예술가들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LA의 선셋 스트립(Sunset Strip. LA West Hollywood와 Beverly Hills 사이의 거리로 부티크 숍, 고급 레스토랑, 록 클럽, 나이트클럽 등이 즐비한 곳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헤이트 애쉬버리(Haight-Ashbury.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구로, 60년대 히피와 마약 문화의 중심지였다)를 연상시킨다”고 언급한 뒤 “이들 제각각의 이미지가 하나로 결합된 도시”라며 올해 사진 작업으로 멜번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암시했다.
멜번에 대해 튜닉 작가는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특정 지역과 유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세련된 도시 모습은 물론 예술가적 감성, 퇴폐적 분위기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사진은 바디 페인트 상태로 촬영한 ‘Melbourne 4 2018’.
포괄적 경험으로서의 사진 예술
그는 이번 사진 공개와 함께 내놓은 성명에서 집단 누드 작업과 관련, “공공 공간에서 예술적 대상으로서의 살아 있는 인체를 기념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 번 촬영에 엄청난 인원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령층, 인종적 배경이 서로 다른 사람들의 여러 단면들을 표현하려는 것이며 또한 육체적 완벽함, 소셜 미디어를 통한 이의 상품화로부터 인체를 떼어놓으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스펜서 튜닉씨는 지난 1994년부터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인원을 동원, 누드 사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사진은 지난 2010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누드사진 작업. 당시 이 작업에는 다양한 연령 및 인종적 배경을 가진 5천명이 참여했다. 사진 : aap
아울러 사진을 통한 자신의 예술 작업에 대해 그는 “커뮤니티나 개인 정체성에 대한 일반적 소재를 활용했으며, 배타적 경험보다는 포괄적 경험이라는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데 도전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마지막 사진들(올 7월 멜번에서 촬영한)이 멜번이라는 도시 역사에서 아주 특별한 순간을 포착한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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