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영국 해군의 군함 한 척이 오클랜드의 뉴질랜드 해군기지인 데본포트(Devonport) 항구에 정박했다.
영국 해군이 뉴질랜드를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것은 20년도 더 전이었는데 이번에 다시 찾아온 군함은 호위함(frigates)인 ‘몬트로스(HMS Montrose)함’이다.
뉴질랜드 해군 장병들은 즉석에서 준비한 하카로 입항을 환영했는데, 함장은 지금까지 어디에서든 이처럼 굉장한 환영을 받았던 적이 없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한편 몬트로스함은 뉴질랜드 도착 전 이스터(Easter)섬 등 태평양의 다른 섬들을 지나쳐 왔는데, 그중 피케언(Pitcairn) 군도에 딸린 핸더슨(Henderson)섬에서는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당시 임무는 자연 그대로였던 핸더슨섬의 아름다운 해변에 밀려올라온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치우는 작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장은 바닷사람으로서 보기에 안타까운 모습이었다면서 플라스틱 통을 비롯해 의자 등 갖가지 물건들이 떠밀려 올라왔지만 대부분 그물을 포함한 어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입항한 200여명의 승조원들 중에는 10여년 전 해외로 견문 여행을 떠난 뒤 영국 해군에 합류했던 뉴질랜드 출신 여성인 하이디 타이트(Heidi Tait) 부사관도 있었다.
이들 승조원들은 다음 임무지로 떠나기 전에 마타마타(Matamata) 인근의 호빗 마을과 로토루아 등지를 찾을 예정이다.
4900톤급인 몬트로스함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실전 배치되기 시작한 ‘Type 23’ 또는 ‘듀크(Duke)급’으로 불리는 영국 해군의 주력 호위함들 중 하나이며 동급 호위함들은 현재 16척이 일선에서 활약 중이다.
한편 지난 1월 10일 영국의 데레사 메이 총리와 일본의 아베 총리가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몬트로스함이 금년 초에 일본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메이 총리는 “지역 긴장 완화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 결의안 이행을 위해 군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몬트로스함은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몬트로스함은 상시 주둔이 아닌 몇 개월 단위로 일본에 ‘파견(deployment)’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군함이 아시아 지역에 장기 주둔을 목적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22년 만에 처음인데, 영국은 싱가포르나 브루나이 등지에 기지를 설치할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군함 파견과 기지 구축은 단순히 북한만이 아닌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어 현재 중국이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