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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를 방문한 전 세계 여행자들이 꼭 들려야 한다고 인식된 유명 여행지는 사실 지나치게 포장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행지에서 보고 느끼는 관점은 여행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오히려 주변 풍경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최근 한 여행 작가가 호주의 잘 알려진 명소들 가운데 개인적 의견을 제시,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빅토리아(Victoria) 주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에 있는 ‘Twelve Apostles’.

 

해외 여행객들에게 인식된 호주의 관광 아이콘, 과대포장됐다?

 

호주는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여행지로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국가이다. 천혜의 자연과 그것이 빚어낸 수많은 볼거리, 멋진 해안과 국립공원은 호주의 관광산업을 이끄는 요소들이다.

이런 명소들 가운데 특히 여행자들에게 반드시(?) 다녀가야 하는 것으로 인식된 곳들이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일부는 알려진 것처럼 특별하지 않은 곳들도 있다. 오히려 인근에 있는 더 인상적인 명소들이 가려진 경우도 있다.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행작가 데이빗 위틀리(David Whitley)씨는 호주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사람이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여행 섹션인 ‘Travel’에 호주는 물론 전 세계 여행지를 그 자신의 독특한 시선으로 전달해 많은 독자를 확보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Travel'에 기고한 글에서 바로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세계적 관광 명소로 홍보되어 온 것들이 사실은 과대포장이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특정 지역을 보는 시각은 여행자들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또 이 글에서 위틀리씨가 언급한 것도 개인적인 의견임은 분명하다. 다만 전 세계 여행지를 취재하고 글을 기고해 온 여행 작가라는 입장에서 지적한 점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10개의 명소들은 분명 여행자를 끌어들일 만한 요소를 갖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위틀리씨가 ‘과대포장’이라고 제시한 10개 지역을 알아본다.

 

 

■ Darling Harbour, Sydney

달링하버는 애초 항구와 조선소가 자리했던 산업지구였다. 시드니 도심에 자리한 이곳이 대대적으로 변모한 것은 1988년, 첫 백인 정착자들이 시드니 코브에 발을 디딘 지 200년이 되던 해였다. 시드니 도심과는 달리 퇴락한 분위기를 쇄신하고 관광명소로 변모하기 위한 시설들이 들어서기 시작해 지금은 쇼핑센터(Harbourside Shopping Centre), 박물관(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 세계적 수준의 수족관(Sydney Aquarium), 다양한 펑션이 가능한 컨벤션 센터(International Convention Centre Sydney), 카지노(Star City Casino) 등이 들어섰으며 하버 주변으로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줄지어 여행자는 물론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또한 항구 당국(Sydney Harbour Foreshore Authority)이 주관하는 다채로운 주제의 페스티벌이 연중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위틀리씨는 지나치게 여흥 위주로 개발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 “달링하버에 가서 저녁을 즐기거나 다른 일로 시간을 보내는 여행자들은 분명 이곳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게 분명할 것”이라며 알려진 것에 비해서는 큰 감흥이 없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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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비비드(Sydney Vivid) 기간, 다양한 색상을 입은 달링하버의 밤 풍경.

 

 

■ The Twelve Apostles, Great Ocean Road

빅토리아 주 남부, 해안을 따라 가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가운데 하나이다. 이 도로에서 만나는 ‘12사도상’(Twelve Apostles)은 해안에 우뚝 솟은 12개의 바위를 일컫는 것으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절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명소이다.

하지만 이 12개의 석회암 바위 가운데 4개는 이미 오랜 침식으로 사라진 상태이며 현재는 8개만이 남아 있다. 위틀리씨는 “단지 ‘12사도상’ 자체만을 보는 것은 그리 가치가 있지 않다”며 “하지만 해안 절벽과 함께 이곳의 절경을 감상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한다. 이 도로를 따라가는 바다와 해안 절벽은 충분히 즐길 만하다는 얘기다. 그는 “전체적으로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헬리콥터를 타고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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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 상의 ‘12사도상’(Twelve Apostles)은 알려진 것처럼 12개의 바위가 아니라 지금은 8개만이 남아 있다.

 

 

■ The Three Sisters, Blue Mountains

시드니 인근,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카툼바(Katoomba)에 있는 ‘세 자매봉’(Three Sisters)은 대표적 관광 명소이기는 하지만, 넓이만 1만 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드넓은 블루마운틴 내에 있는 하나의 관광지일 뿐이다. 재미슨 밸리(Jamison Valley) 한쪽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멋진 자태를 자랑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블루마운틴을 대표하는 빼어난 아름다움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세 자매봉 외에 블루마운틴에는 웅장한 계곡과 폭포, 산책로를 통해 볼만한 것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위틀리씨는 “세 자매봉은 그 자체만으로서가 아니라 이 주변의 탐험로에 있는 명소의 일부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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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운틴 국립공원, 카툼바(Katoomba)에 있는 세자매봉(Three Sisters). 이 또한 명소이지만 인근 탐험로를 통해 이 국립공원을 느껴보는 즐거움이 더 클 수 있다.

 

 

■ The Bell Tower, Perth

‘Swan Bell Tower’로 불리는 이 타워는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주 퍼스(Perth)의 스완 강(Swan River) 강변에 세워진 높이 82.5미터에 18개의 종이 달린 건축물이다.

위틀리씨는 스완 강 전망을 가진 “타워의 위치는 멋지지만 런던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에 있는 앵글리칸 교회 ‘St Martin-in-the-Fields’에서 온 종의 일부가 있다는 것에 그리 흥분한 일은 못 된다”는 의견이다. 그는 또 타워 자체도 퍼스의 랜드마크가 되기 위한 시도에서 실패한 것처럼 보여진다고 덧붙이면서 “스완 강의 멋진 경치를 보려면 킹스 파크(Kings Park)로 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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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Perth) 도심, 스완 강(Swan River) 강변에 세워진 ‘Bell Tower’. 퍼스의 랜드마크가 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게 여행작가 위틀리씨의 의견이다.

 

 

■ Kuranda, Queensland

‘쿠란다’(Kuranda)는 퀸즐랜드 북부 케언즈(Cairns) 인근 애서튼 테이블랜드(Atherton Tableland)에 있으며 ‘열대습윤 세계유산’(Wet Tropics World Heritage)에 등재된 ‘배런 조지 국립공원(Barron Gorge National Park)과 접해 있다. 케언즈에서 기차와 케이블 카를 이용해 쿠란다를 둘러볼 수 있는데, 위틀리씨는 이런 여행 일정은 그리 나쁘지 않지만 여행자들에게 그리 성의가 없는 열대공원 관리자, 활기가 없는 타운을 감안하면 하루 여행으로 폭포 주변과 이 지역의 개별 식료품 생산자들을 방문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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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언즈(Cainrs) 인근 애서튼 테이블랜드(Atherton Tableland)에 자리한 쿠란다(Kuranda)를 운행하는 ‘Kuranda Scenic Railway’.

 

 

■ Southbank, Melbourne

멜번(Melbourne) 도심 인근으로, 북쪽으로는 야라 강(Yarra River), 동쪽으로는 세인트 킬다 로드(St Kilda Road)와 접해 있다. 과거 사우스 멜번의 산업지구였던 사우스뱅크는 1990년대 초반부터 도시재개발 프로그램에 따라 고층 아파트와 업무용 빌딩, 호주 최대의 ‘크라운 카지노’(Crown Casino), 고급 레스토랑 등이 자리한 여흥 지구로 변모됐다.

위틀리씨는 사우스뱅크에 대해 “화려한 것은 사실이지만 멜번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그 화려함이 아니다”며 “차라리 도심 골목의 창의적인 거리로 들어가는 것이 더 즐거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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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Melbourne) 도심의 최대 여흥지구인 사우스 뱅크(Southbank)의 밤 풍경.

 

 

■ Fitzroy Island, Cairns

퀸즐랜드 북부 케언즈(Cairns)에서 남동쪽으로 약 3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피츠로이 아일랜드(Fitzroy Island)는, 호주 현지인들은 물론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다. 고속 페리로 약 45분이 소요되는 이 섬은 퀸즐랜드 동부 해안, 2천 킬로미터 이상에 걸쳐 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섬 중 하나로, 맹그로브를 비롯해 열대우림 숲, 산호초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갖고 있으며 섬 주변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위틀리씨는 “이곳을 지나치게 아름다운 섬으로 묘사하는 것은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며 “만약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보기 위한 선택이라면 분명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묘사했다.

이어 그는 “케언즈에서 45분 거리라는 점이 인기를 얻는 요인이지만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바깥쪽 산호초 지대로서의 아름다움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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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언즈(Cairns) 동쪽, 약 3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피츠로이 아일랜드. 열대우림 숲과 청정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 Wave Rock, Western Australia

서부 호주(WA) 퍼스(Perth)에서 동남쪽으로 295킬로미터, 하이든(Hyden)에 있는 이 바위는 이름 그대로 높은 파도가 치는 모양의 바위를 말한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이 바위는 높이 약 15미터에 길이만 110미터에 달하며, ‘하이든 야생생태공원’(Hyden Wildlife Park)의 일부를 형성한다. 매년 15만 명 이상이 이 바위 지대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에 대해 위틀리씨는 “여행자들 입장에서는 사진 촬영을 위해 꽤 멋진 장소이지만 문제는, 이 바위가 하이든에 있다는 것”이라며 “퍼스에서 왕복 8시간이 소요되는 거리로 휴일 하루를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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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호주 주 퍼스 동남쪽, ‘하이든 야생생태공원’(Hyden Wildlife Park)에 있는 ‘Wave Rock’. 이 바위를 보기 위해 연간 15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

 

 

■ River cruises, Brisbane

말 그대로 브리즈번(Brisbane) 강을 운항하는 페리를 타고 도심 풍경을 감상하는 코스이다. 약 1시간 50분에 걸쳐 캥거루 포인트 클리프(Kangaroo Point Cliffs), 브리즈번 시티 센터(Brisbane City Center), 스토리 브릿지(Story Bridge) 등을 둘러보면서 이 도시의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보는 코스이다.

위틀리씨는 “다른 국가의 크루즈와 비교할 때 그리 장관은 아니다”면서 “유람선을 타는 것은 권장할 만하고 이 브리즈번 크루즈의 운영진이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여행자들은 이 크루즈 요금보다 훨씬 저렴한 ‘CityCat’ 페리를 이용해 도시 풍경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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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Brisbane) 도심을 흐르는 강을 따라 크루즈를 타고 도시 풍경을 둘러보는 ‘River cruises’는 여행자들에게 꽤 인기 있는 상품이다.

 

 

■ Haigh's Chocolates, Adelaide

‘하이스 초콜릿’(Haigh's Chocolates)은 남부 호주(SA) 애들레이드(Adelaide)에 본사를 둔 가족 경영 회사로, 그야말로 코코아 콩의 생산과 가공에서 초콜릿 바 제조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처리하여 내놓는 ‘bean-to-bar’ 초콜릿 메이커이다. 1915년 알프레드 하이(Alfred E. Haigh)씨가 설립했으며, 현재 호주 4개 주에 소매점을 두고 있다.

위틀리씨는 남부 호주가 관광 상품 중 하나로 소개하는 이 초콜릿에 대해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소유 기업의 초콜릿 제조업체는 양질의 제품을 제공하며 여러분이 초콜릿을 좋아한다면 애들레이드 도심(CBD)에 자리한 이 회사 숍에 둘러볼 가치가 있다”고 전제한 뒤 “문제는 애들레이드에 자리한 회사, 하이(Haigh) 가문의 초콜릿 회사라는 것만으로 해외여행자들에게 이 도시를 일부러 방문하도록 하는 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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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레이드 도심(CBD)에 자리한 ‘하이스 초콜릿’(Haigh's Chocolates) 판매점.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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