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반의 일반의학 저널 ‘란셋’(Lancet)의 최근 보고서는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세 가지 요소로 비만, 영양실조, 기후변화를 꼽았다. 이 세 가지 문제는 상호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호주의 경우 성인 3명 중 2명, 어린이 4명 가운데 1명은 비만 또는 과체중이다.
전문가들, ‘랏센 보고서’서 경고... 각 요소들, 핵심 동인 공유-결과도 상호 작용
현재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비만-영양실조-기후변화야 말로 이윤추구를 위한 동기 및 정책적 무관심으로 전 세계 인간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일반 의학저널 ‘란셋’(Lancet) 보고서에서 제시된 것으로, ‘란셋’의 비만위원회(Commission on Obesity)는 지속불가능한 농업생산, 무분별한 교통, 도시 계획 및 토지 이용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수조 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란셋’은 주간으로 발행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일반의학 저널이자 가장 권위를 인정받은 의학 학술지로 1823년 영국 의사 토마스 와클리(Thomas Wakley)가 의료기구 중 하나인 ‘란셋’의 이름을 딴 제호로 발행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번 경고는 ‘EAT-Lancet Commission’이 지구에 가해지는 치명적 위험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식습관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금주 월요일(28일) 발표된 란셋 보고서는 건강, 환경 및 경제 복지를 지원하는 식량 정책-생산을 목표로 10억 달러의 기금과 행동전략이 시급하다는 점을 촉구하고 있다.
농업-경제-인권 및 기타 분야 43명의 세계적 전문가 컨소시엄은 비만, 영양부족, 기후변화의 상호 작용이 인류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조지 워싱턴대학교(George Washington University) 공공보건 전문가인 윌리엄 디츠(William Dietz) 교수는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현재 인류가 하는 일은 지속불가능하다”며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이런 긴박감이 모든 인류에 인식되어야 하는 것으로, 지금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은 상당히 촉박하다”고 말했다.
‘란셋’의 비만위원회는 매년 약 400만 명의 사망자가 비만과 관련되어 있으며 전 세계 8억1,500만 명이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디킨대학교 ‘Institute for Health Transformation’의 ‘Global Obesity Centre’ 소장이자 란셋비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스티븐 알렌더(Steven Allender)교수는 “영양부족이든 비만이든 영양 관련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제반 질병 및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의 호주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자료는 호주 성인 3명 중 2명, 어린이 4명 가운데 1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다.
알렌더 교수는 이어 “전 세계 20억 명이 과체중 상태이며 또 다른 20억 명은 영양부족의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 두 가지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알렌더 교수는 비만과 영양부족, 기후변화가 오랜 시간 동안 각각 분리된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문제는 많은 핵심 동인을 공유할 뿐 아니라 그 결과 또한 상호 작용한다.
그는 “식품 제조 시스템은 비만 또는 영양실조 상황을 부추길 뿐 아니라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특히 육류를 얻기 위한 목축은 이 배출의 절반에 달한다”면서 “또 편의성을 위한 교통 체계는 앉아서 생활하는 방식을 지원하는 동시에 14-25%의 배기가스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로 인한 기후변화는 기상이변, 가뭄, 농업생산 방식 변화를 가져오게 되고 식량안보가 보다 위협적이게 되면서 영양부족 비율도 높아지게 된다는 게 알렌더 교수의 경고이다.
란셋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생산 및 유통은 지구의 기온을 높이고 가뭄과 극단적 기상 이상을 초래하는 화석연료를 연소시킨다.
보고서는 “이 문제들은 정책을 입안하는 이들의 무관심, 공공정책에 대한 이익 추구 기업들의 영향, 국민적 변화를 위한 인식 부족 등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를 비롯해 전 세계 탄산음료 기업들은 설탕세를 봉쇄하거나 축소하기 위해 정치권을 대상으로 강력한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7년의 한 연구는 거대 식료품 기업의 로비스트들이 공공보건이 초점을 흐려놓으면서 기업 이익을 위해 보건정책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알렌더 교수는 “경제 인센티브를 재검토해야 하며 화석연료에 대한 정부 보조금 약 7조 달러와 전 세계 쇠고기, 유제품 및 기타 대기업에 대한 보조금 수십억 달러가 지속 가능한 환경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란셋 위원회는 지난 2015년 지구온난화 및 담배 규제와 같은 구속력 있는 국제 협정이 식량생산 시스템을 향상시키고 개선하는 데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기본 틀의 확립은 공공 보건 정책에 미치는 식품업계의 영향을 제한함은 물론 건강하고 공평하며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