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정책연구소(IWPR)의 조사 결과 업무 자동화 가능성이 높은 직종의 90% 이상은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분야로, 행정보조, 사무, 경리, 계산원 등이 포함됐다. 그런 한편 자동화 가능성이 낮은 차일드케어와 간호사 부문에도 다수 여성들이 종사하고 있지만 연봉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화 가능성 높은 행정-사무-경리직종에 대다수 여성 분포
인공지능 대체 어려운 차일드케어-간호 부문은 연봉 수준 낮아
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가 산업 전반에 폭넓게 적용되는 가운데, 경제 전반에 걸쳐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조사가 나왔다.
지난주 목요일(14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미국 여성정책연구소(US Institute for Women's Policy Research. IWPR)의 조사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향후 자동화되는 직업의 90% 이상이 행정보조, 사무, 경리, 계산원으로, 이 분야는 모두 여성들이 주로 종사하는 직종이다.
IWPR은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자료를 활용해 현재 발전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각 직종의 자동화 가능성을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 가능성 90%를 보인 직종의 종사자 성비는 여성 10명 당 남성 7명이다. 또 자동화로 인해 위험에 처한 전체 노동자들의 58%가 여성이다.
이번 연구를 지도한 IWPR의 챈드라 칠더스(Chandra Childers) 선임 연구원은 “자동화 가능성이 높은 업무들 중 일부는 이미 컴퓨터로 대체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사무 자동화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치는 내놓지 않았다. 칠더스 선임 연구원은 “업무 자동화의 정도는 해당 직종 종사자와 고객 간 상호작용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며 “사람들이 기술에 익숙해지면 자동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여성 직장인들은 해당 업무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에 종사하는 비율도 높지만, 반대로 차일드케어(childcare) 및 간호사와 같이 자동화 대체 가능성이 낮은 직업에도 대다수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칠더스 선임연구원은 “이런 직종의 경우 연봉 수준과 만족도는 낮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직종의 연봉은 2만 달러에서 2만5천 달러 사이로(미국 노동자 임금 기준), 4인 가족의 생활비와 대비하면 빈곤선 이하 수준이다. 이는 자동화 위험이 낮은 기업의 경영진 및 의회 의원과 같이 남성이 주를 이루는 직업의 소득과 비교해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미 노동통계국은 2016년에서 2026년 사이 일자리가 7%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여성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일자리 또한 새롭게 생겨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화에 따라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다수 여성 종사 직종에 대해 칠더스 선임연구원은 두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첫째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것이며, 또 다른 잠재적 해결방안은 여성들에게 고소득 직업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칠더스 연구원은 “아이들이나 노인을 돌보는 직업에 여성들의 수가 불균형적으로 많아 교육할 시간이 적다”고 지적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