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연도 연방 예산안은 94%에 해당하는 납세자의 소득세 인하, ‘뉴스타트’ 보조금 확대가 주요 내용이며, 이는 다음 달 연방 총선에서 노동당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산안이 발표된 화요일(2일) 저녁,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왼쪽)과 프라이덴버그 재무장관이 의회 앞에서 호주 미디어와 만나고 있다. 사진 : aap
‘소득세 30% 이하’, 전 국민의 94% 해당... ‘뉴스타트’ 수당도 확대
연방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주 화요일(2일) 조쉬 프라이덴버그(Josh Frydenberg) 연방 재무장관이 2019-2020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내놓았다.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올 연방 총선을 앞두고 예산안을 한 달여 앞당겨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선거 결과에 따라 이번 예산안의 존폐가 결정될 수도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예산안에 “노동당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연립 여당의 전략이 반영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중산층의 소득세 인하와 ‘뉴스타트’(New Start) 수당 확대가 이번 예산안의 주요 안건으로 떠올랐다.
프라이덴버그 연방 재무장관은 약 10년간 소득세 1천580억 달러를 인하하겠다는 기본 방침 아래, 과세등급을 상향평준화하고 2024년까지 전 국민 94%의 납세액을 소득의 30% 이하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동당은 해당 액수는 노동당이 제한한 수준보다 높아 이번 예산 계획이 의회에서 쉽게 승인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립당의 예산계획 발표 전날, 노동당의 크리스 보웬(Chris Bowen) 재무 담당 의원은 “저소득층을 향한 세금 혜택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연소득 4만 달러 미만인 직장인들에 대한 세금 인하”를 제안했다.
이번 예산 계획안이 실현되면 ‘뉴스타트 수당’(Newstart Allowance. 실업 상태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다시 직장을 구할 때까지 제공하는 정부 수당)이 확대돼 주(weekly) 75달러 늘어난다.
이 부분에서는 양 정당 및 각 산업체와 복지 로비스트들이 해당 계획에 대한 지지의사를 보냈지만, 정작 예산 계획 어디에도 확대된 뉴스타트 보조금 조달을 위한 자금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
예산 계획이 발표된 후 ‘호주 비즈니스위원회’(Business Council of Australia)의 제니퍼 웨스타코트(Jennifer Westacot) CEO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보조금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빈곤층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활동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어 “뉴스타트 보조금을 10년 동안 받아온 실직자가 2만8천 명으로, 수령자의 60% 이상이 2년 넘게 지속적으로 이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극빈층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교육과 지원을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당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뉴스타트 보조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예산안에는 왕립장애위원회(disability royal commission)에 보조금 5억3,800만 달러를 지원해 5년간 장애인과 관련된 폭력, 학대, 무시, 착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노동당은 지난 4년 동안 연립 여당이 국가장애보험제도(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에 16억 달러를 적게 지출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노인복지 분야 옹호자들은 해당 예산안에 대한 복잡한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고령화위원회(Council of Ageing)의 이안 예이츠(Ian Yates)씨는 “12만5천 명 가까이에 달하는 노인들이 자택요양 치료를 최대 2년가량 기다리고 있으며 이중 많은 이들이 기다리는 도중에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연 기자 herala@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