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전역 장사병 자살 문제 재부각…정부, ‘로열 커미션’ 조사 시사
제1차 세계 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 추모식을 전후해 호주군 예비역 장사병들의 높은 자살률 문제가 사회적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전역 장사병 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과 함께 예비역 장사병 실태에 대한 로열 커미션 조사 도입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25만명이 참여한 사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자살 예비역 장사병 유족들은 이구동성으로 “예비역 장사병에 대한 국가 보훈처와 호주군 당국(Australian Defence Force)의 무관심과 책임 회피로 이같은 비극이 재현되고 있다”며 로열 커미션 조사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들의 유가족들은 병영 내 자살 예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뉴스코프의 자체 조사 결과 지난 2015년 한해 동안에도 41명과 예비역 장사병과 참전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공개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이같은 수치는 2016년까지 13년 동안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 기간 동안의 호주군 전사자 수와 같은 수치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안겨줬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호주군 예비역 장사병들의 정신 건강 및 자살 문제에 대한 로열 커미션 조사 실시의 필요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국가를 위해 군 복무를 한 장사병들이 전역 후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국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현재 전역 후 자살한 예비역 장사병 문제를 포함 예비역들의 정신건강, 웰빙, 복지 등에 대한 심층적 조사를 통해 대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로열 커미션 조사 도입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의 이같은 발표는 전역 후 자살한 일부 예비역 장사병의 부모를 만난 직후 나왔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최악의 비극에 직면한 유족들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대처를 해야할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은 예비역 장사병들이 전역 후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지원 체계의 구축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자살한 참전 예비역 유족들은 한 목소리로 “호주군 당국과 보훈처로부터의 적절한 대처와 지원만 받았다면 이들이 아직 살아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 당국에 강한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실제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의 호주군 참전용사들의 경우 우울증, 불안증 등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귀국했으나 별다른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던 것으로 지적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유가족들은 “자살 위험에 놓인 남여 장병들의 고통과 어려움에 군 당국이 귀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살 군인들의 대다수는 참전용사들로 이들은 이라크,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거나 해군으로 오랜 세월 항해작전에 참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참전한 적이 없는 예비역 장사병들의 자살문제까지 최근 불거지면서 병영실태 전반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사진= (AAP Image/Lukas Coch) 캔버라 국립전쟁기념관 앞에서 펼쳐진 리멤브런스 데이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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