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더 이상 가격이 오르기 전에 주택을 마련하려는 예비 구매자들이 잠정 가격보다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시드니 경매 시장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호주 청소년들에게 ‘Dolly Doctor’로 알려진 청년기 건강 전문가 멜리사 강(Melissa Kang) 박사가 지난 20년간 거주해 왔던 글레이즈빌(Gladesville) 소재 코티지. 경매 낙찰가는 169만5천 달러였다.
부동산 관계자들, “집값 더 오르기 전에 구매하려는 입찰자들 적극 나서”
연말이 다가오면서 시드니 주말 경매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가격이 더 이상 오르기 전에 주택을 마련하려는 예비 구매자들이 잠정 가격보다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시드니 경매 낙찰률도 70% 이상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16일) 경매에서 관심을 받았던 매물 중 하나는 20년 만에 시장에 나온 그레이즈빌(Gladesville) 소재 코티지(cottage)였다. 이 주택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소유주가 호주의 유명 인사라는 점도 한몫 했다. ‘Dolly Doctor’로 불리며 수많은 호주 어린이, 청소년들의 고민 상담을 해 왔던 청년기 건강 전문가 멜리사 강(Melissa Kang) 박사가 매물로 내놓은 것이었다.
모리슨 로드(Morrison Road) 상에 자리한 이 주택 경매에는 수십 명의 인근 주민들이 경매 과정을 지켜봤다. 6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한 이날 경매는 140만 달러에서 시작됐다. 초반, 입찰자들이 1만 달러, 5천 달러씩 입찰가를 제시하자 경매사는 “너무 적은 금액”이라며 이를 거부했고, 이후 보다 높은 가격이 제시되면서 입찰 제시 가격은 금세 잠정 가격(160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6명 가운데 4명의 예비구자가 막바지까지 경쟁을 이어간 끝에 169만5천 달러에 낙찰이 결정됐다.
‘Dolly Doctor’의 이 코티지는 지난 주말 시드니 전역에서 진행된 763채의 매물 중 하나로, 이날 저녁 ‘도메인’(Domain)이 집계한 511채의 낙찰률은 75.3%였다.
10대 청소년 잡지 ‘Dolly’에서 청소년 고민 상담을 해 왔던 강 박사는 경매 결과에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그녀는 “주택 시장 흐름이 너무 빨라 무엇을 기대해야할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만족할 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20년 전인 지난 1999년 강 박사는 43만 달러에 이 주택을 구입했으며, 이곳에서 4자녀를 키웠고 또 그 기간 동안 수천 명의 호주 청소년들에게 잡지를 통해 고민 상담을 해 왔다.
강 박사는 자녀들이 성장한 이후 도심과 좀 더 가까운 곳에 거주하고자 이사를 했으며, 그런 후에도 이 주택은 그대로 남겨 놓았다고 말했다. 일정 기간 주거지가 필요한 자녀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20년간 살아오면서 이 집을 투자용으로 생각한 적은 없었으며, 이사를 한 후에도 ‘우리 가족의 집’으로 남겨두었다”고 말했다.
이 주택 매매를 진행한 ‘Ray White Gladesville & Ryde’ 사의 로버트 캐시디(Robert Cassidy) 에이전트는 “주택 가격이 점차 상승하는 가운데 더 이상 가격이 오르기 전 내 집을 마련하려는 예비 구매자들이 적극적으로 입찰에 응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잠정 가격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를 보인다”고 말했다.
킹스포드의 레오나드 애비뉴(Leonora Avenue, Kingsford)에 자리한 3개 침실 주택.
잠정 가격(210만 달러)에서 17만5천 달러 높은 227만5천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한편 킹스포드의 레오나드 애비뉴(Leonora Avenue, Kingsford)에서는 3개 침실 주택이 10명의 입찰자를 유치했다. 190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10명의 예비 구매자들이 적극적으로 입찰 가격을 제시하면서 잠정 가격(210만 달러)을 훌쩍 넘긴 227만5천 달러에서 낙찰이 이루어졌다.
매매를 맡은 ‘Belle Property Randwick’ 사의 토니 칼로포노스(Tony Kalofonos) 에이전트는 “매우 강력한 결과”라며 “이는 최근의 시장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 6주 전부터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에 나오는 주택이 부족하고 가격이 빠르게 오르다보니 크리스마스 이전에 구매하려는 이들이 높은 입찰 가격 제시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73년 만에 매물로 나온 맨리(Manly)의 헤리티지 주택. 이 매물은 잠정 가격에서 36만6천 달러가 높아져 화제가 됐다.
맨리의 일루카 애비뉴((Iluka Avenue, Manly)에 자리한 주택은 74년 만에 처음 매물로 나온 주택이었다. 1930년대 건축되어 현재 헤리티지(heritage)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 주택 경매에는 200여명의 인근 주민이 경매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봤으며 다운사이저, 맨리 현지의 예비 구매자, 건축업자들이 입찰해 가격 경쟁을 이어간 끝에 311만6천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는 잠정가격(275만 달러)에서 무려 36만6천 달러 오른 것이었다.
2채의 단독주택 개발이 승인된 컨스티튜션 힐(Constitution Hill) 소재 주택에는 6명의 개발업자가 입찰했으며 잠정 가격에서 2천 달러 오른 가격(96만2천 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파라마타 지역, 컨스티튜션 힐의 오스틴 크레센트(Austin Crescent, Constitution Hill) 상의 매물 경매에는 입찰자들이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여서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2채의 단독주택 개발 허가가 승인(DA-approved)된 이 주택에 입찰한 6명은 개발업자들로 이들 모두 친구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매에는 6명의 입찰자 가운데 3명이 입찰 경쟁을 이어갔으며, 잠정 가격에서 2천 달러 오른 96만2천 달러에 거래됐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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