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동화’를 믿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면서 “산타가 주었다”는 말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기됐다. 좋은 선물을 받지 못한 취약계층 자녀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는 것이다.
자녀들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좋은 선물 못 받는 취약계층 어린이 감안해 달라”, 복지사들 당부
크리스마스 전날, 아이들은 잠들기 전 산타 양말을 걸어놓고 밤새 산타클로스가 다녀가기를 기도한다. 잠든 사이 산타가 멋진 선물을 놓고 가는 상상을 하며 잠이 드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있어 지금도 유효(?)한 동화이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산타클로스로부터 진정 갖고 싶어 하던 물품을 선물로 받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선물을 마련해 아이 몰래 침대 머리맡에 놓아둘 것이다. 이는 전 세계 가정의 공통적인 크리스마스 풍경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호주 사회복지사들이 부모들에게 한 가지 당부를 전해 눈길을 끈다. 자녀가 갖게 된 선물에 대해 “산타가 준 것”이라는 말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이다. 복지사들의 이 말은 “갖고 싶어 한 선물을 받지 못한 취약계층 어린이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여성 A씨는 “고가의 아이패드, 최신 스마트폰, 200달러 넘는 장난감을 산타가 준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는 당부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며 “아이에게 그런 선물을 줄 형편이 못 되는 가정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런 가정의 아이들은 ‘왜 산타가 나에게는 아이패드를 선물로 주지 않은 것인지’ 의아해 할 것이고, 또 크리스마스가 지난 후 아이는 ‘산타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내가 한 적이 있는지, 산타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부모에게 물어본다”며 “아이에게 비싼 선물을 주지 못한 부모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산타가 아이패드를 준 것이 아니라 부모가 선물로 마련한 것임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누구나 줄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선물은 산타에게 맡기고, 값비싼 선물은 부모가 마련한 것임을 알려주라”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제기된 이런 호소에 대해 심리 전문가들은 설득력 있는 제안이라고 말한다. 산타에게 선물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충분히 심리적 소외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선물을 선택하는 기준”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드니대학교 심리학부의 데이빗 호우스(David Hawes) 박사는 “부모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적 취향”이라며 “부모 본인의 가치와 판단에 따라 선물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청소년 심리학자인 마이클 카-그레그(Michael Carr-Gregg) 박사는 A씨의 당부에 동의하면서 “이 문제의 접근 방식은 종종 가족의 종교적 입장, 가치, 신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택할 때 “자녀가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 입을 것, 읽은 것’을 염두에 두라. 자녀로 하여금 자선단체에 기부할 선물을 직접 고르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카 그레그 박사가 조언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구입 팁
-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 취향, 신념에 따라 구매
- 자녀의 필요에 맞는 4가지 이내의 선물이 바람직하다
- 선물을 고를 때 자녀가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 입을 것과 읽을 것 등 4가지 기준을 적용한다
- 자녀로 하여금 자선단체에 기부할 선물을 직접 고르도록 한다
- 신중한 쇼핑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