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악의 산불이 덮친 호주에서 '기후 난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저명 기후학자의 경고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마이클 만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지구시스템과학센터 소장은 로이터에 "호주가 사람이 거주하기에는 너무 덥고, 건조해질 수 있다는 점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만 소장은 "그렇게 되면 불행히도 우리는 호주 사람들이 세계의 기후 난민 대열에 들어서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 난민 또는 환경 이민자는 기후 변화 또는 극도의 기상 악화로 자신이 살던 집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들을 뜻한다.
실제로 산불이 몇 달씩 계속되고 있는 호주에선 주민 1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또 불가리아 면적만큼의 숲과 농지가 불탄 가운데 현재까지 28명이 사망하고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됐다.
일부 지역에서 산불은 파괴적인 기세를 보임에 따라 토네이도 모양의 불길처럼 자체적인 기상 패턴을 생성하기도 했다.
만 소장은 "산불로 인한 시드니의 잿빛 하늘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의 동료 연구자들도 과학 논문 57개를 검토한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이 일어나기 쉽다는 뚜렷한 상관성을 밝혀냈다.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날씨란 높은 기온, 낮은 습도, 적은 강우량, 강한 바람이 일부 결합해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는 점을 의미한다.
로이터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그가 이끄는 보수 성향 정부에 대해 기후 변화의 영향력을 경시했다고 지적했다.
모리슨 총리는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지적을 받는 이번 산불 사태에도 불구하고 호주 석탄산업 등을 옹호하면서 미온적 대처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호주 정부가 탄소 배출량을 2005년보다 적어도 26% 감축한다는 파리협정 목표를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 데 대해 만 소장은 "그러한 목표는 재생 가능 에너지 쪽으로 전환함으로써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 소장은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환경 보존은 동시에 가능하다"며 "이러한 것들은 호주인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소수의 '석탄 부호'를 위해서가 아닌 호주인들을 위해 행동하려는 정부"라고 말했다.
환경 분야 업적으로 지난해 '타일러상'을 받은 만 소장은 현재 호주에서 기후변화를 연구하며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산불 피해에 낙담한 호주의 과수 재배 농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배틀로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스테파니 베일리가 지난 8일 고개를 숙인 채 산불 피해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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