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영국 여행자 유치를 위한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가 산불로 인해 일시 중단한 데 이어 미 국무부가 호주에 대해 '2단계' 수준의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 호주 관광산업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영국을 대상으로 한 호주 여행 광고 캠페인의 한 장면.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를 내세운 이 광고 영상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영국에서 집행을 시작했다가 산불 영향으로 일시 중단한 상태이다. 사진 : 호주 관광청(Tourism Australia)
호주 역대 최악의 산불 상태, 관광산업에도 ‘타격’ 우려
미국, 호주 여행 경고 수준 ‘2단계’로... 홍콩 등 ‘테러 위협 국가’ 수준
호주 전역으로 확산된 산불 상황이 호주 관광산업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산불로 인한 여행지 폐쇄,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의 대기오염 문제가 제기되면서 미국이 자국민들에게 호주 여행 자제 경고를 발령했다.
지난 10일(금) ABC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호주 여행 권고 수준을 ‘2단계’로 높이고 여행자들에게 ‘주의 강화’를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호주의 자연재해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의 여행 자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현재의 호주 산불은 4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덧붙였다. 아울러 “직접적으로 산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은 연기로 인해 대기 질 수준이 상당히 악화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에 대해 여행 자제를 권고한 국가는 미국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호주 관광청(Tourism Australia)은 브렉시트(Brexit)의 불안감으로 영국 여행자들의 호주 입국이 크게 감소하자, 1천500만 달러를 들여 영국을 대상으로 한 관광 캠페인 동영상을 제작,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부터 영국에서 집행했다가 산불 영향으로 광고 방영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Matesong’ 캠페인으로 불리는 3분 길이의 이 광고 영상은 호주 출신의 세계적 스타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를 중심으로 코미디언 아담 힐스(Adam Hills), 테니스 스타 애슐리 바티(Ashleigh Barty), 크리켓의 셰인 완(Shane Warne), 수영의 이안 소프(Ian Thorpe), 인기 모델 조던 바렛(Jordan Barrett)과 맥 스텐마크(Zac Stenmark), 요리사 대런 로버트슨(Darren Robertson), 호주 원주민 출신의 ‘Comedy Allstars’ 등이 등장한다.
4대째 해외여행자 대상의 기념품 숍을 이어온 Len Mutton & Co(NSW 주 Southern Tablelands 지역 Braidwood 소재)의 피오나 머턴(Fiona Mutton)씨. 정부는 산불로 인한 호주 관광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 : ABC 방송
이와 관련, 연방 관광부의 사이먼 버밍엄(Simon Birmingham) 장관은 다른 국가에서 발령하는 여행 경고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미국을 포함한 호주의 주요 관광 시장을 대상으로 ‘호주는 여전히 여행자들에게 개방되어 있고 대부분의 목적지가 안전하며 산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관광청 또한 “호주 여행상품 판매가 감소되지 않도록 전 세계 여행사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해외여행자 유치가 지속되고 호주 관광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호주로 입국하는 해외여행자 가운데 미국은 중국, 뉴질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하며 영국이 그 뒤를 있고 있다. 호주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호주를 방문하는 미국 여행자는 연간 80만 명, 영국은 70만 명에 달한다.
미 국무부가 자국민을 대상으로 경고한 ‘2단계’ 여행자제 대상 국가로는 반중국 시위가 가열됐던 홍콩을 비롯해 파푸아 뉴기니, 인도, 중국, 그리고 테러 위협이 채 가시지 않은 프랑스, 덴마크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이 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