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 산불이 5개월째 계속되고 여기서 발생된 스모그가 시드니 대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산불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하루 최대 5천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관광지로서의 도시 브랜드 이미지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10일 스트라스필드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바라본 시드니 도심의 스모그. 사진 : 한국신문
NSW 주 산불, 시드니 경제에 하루 최대 5천만 달러 피해
‘SGS Economics and Planning’, “스모그로 인한 노동력 손실” 지적
지난 9월 NSW 주 중북부에서 시작된 산불이 광역시드니 인근까지 확산되고 5개월 가까이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산불 스모그가 시드니 도심을 덮는가 하면, 이로 인한 노동자들의 업무 손실로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가 하루 최대 5천만 달러에 이른다는 분석이 최근 제기됐다.
2020년 1월 현재 NSW 주 산불은 진압되지 않고 있고, 이미 지난해 12월 광역시드니 북쪽 경계지점 인근까지 확산되어 수백채의 주택과 농장 건축물이 폐허가 된 상황이다. 또한 시드니 전역이 산불 스모그로 뒤덮인 날이 계속되기도 했고, 아직도 대기 오염이 안전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노동자들의 생산력에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물류운송 차질, 소매판매 감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12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경제-부동산 컨설팅 사인 ‘SGS Economics and Planning’의 분석을 인용, 이에 대해 자세히 보도한 바 있는데, 보도에 따르면 특히 대기 오염이 심각했던 당시 산불 스모그로 인해 시드니의 경제적 손실 규모는 하루 5천만 달러로 추정된다.
SGS의 지역경제 전문가 테로 론슬리(Terry Rawnsley) 연구원은 “시드니는 호주에서 경제 활동이 가장 집중된 지역”이라며 “스모그로 인한 사업체 가동 중단 및 업무 차질은 시드니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론슬리 연구원에 따르면 시드니는 매일 약 12억 달러의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사태와도 같은 지독한 스모그는 시드니 국내총생산에 하루 1천200만 달러에서 5천만 달러의 생산 손실을 초래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론슬리 연구원의 손실 추정액은 주요 도시의 교통망 중단, 자연재해 영향 관련 경제 비용에 대한 이전의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다. 여기에는 광역시드니 거주자는 물론 관광객의 외식, 업무 이후의 여흥 시간 축소로 인한 서비스 생산량 및 소매지출 감소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론슬리 연구원은 이처럼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 외에도 “직장을 구하려 하거나 방문한 만한 도시로서의 장기적인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도 시드니가 떠안게 될 간접적 영향 또한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산불 및 갖가지 자연재해가 확대되면서 추가 비용 발생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이는 OECD가 내놓은 연구와도 일치한다. 사진은 시드니 북부 고스퍼 마운틴(Gospers Mountain, 시드니에서 60km 지점)의 지난해 12월 산불 현장.
사진 : 인스타그램 / RFS
시드니 도시정책을 연구하는 독립기구 ‘Committee for Sydney’의 가브리엘 멧카프 CEO 또한 경제적 피해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2월) 현재 시드니는 전 세계 어느 도시보다 공기오염이 심하다”고 설명한 멧카프 CEO는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집안에 머물러 있도록 하며, 업무가 중단됨으로써 생산성은 물론 경쟁력에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자욱한 스모그 이미지와 장기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산불 사태가 시드니는 물론 호주 관광산업에도 장기적으로 피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멧카프 CEO는 “호주의 산불은 자연 발생적이지만 ‘호주’라는 브랜드 피해는 상당하다”며 “전 세계 국가에 부정적 인식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호주는 아직도 기후변화에 정책적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정부가 이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시드니는 더 이상 아름다운 항구가 아니라 오염으로 인해 끔찍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성에서 내려다 본 지난해 12월 NSW 산불 스모그 사진 (호주 기상청)
근래의 산불 시즌이 예년과 확연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것이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특히 올해 산불이 퀸즐랜드(Queensland) 및 NSW 주에서 일찍 시작되었고, 규모 또한 “전례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전직 소방 책임자들은 미디어 컨퍼런스를 갖고 “이른 시기에 산불이 시작되고 또 이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지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며 연방 정부의 정책적 대응을 촉구한 바도 있다.
OECD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대기오염도 증가가 경제적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2015년 0.3%이지만 2060년에는 1%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의 대기오염 비용에는 생산성 감소, 의료비 지출 증가, 갖가지 작물 수확량 감소가 포함되어 있다. 뿐 아니라 OECD의 이 연구는 장기적으로 학생들의 등교를 막는 것을 포함해 자본축적 중단(disrupted capital accumulation)에서 간접비용(indirect costs)이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에 따른 노동 일수(working days) 손실은 향후 40년 사이 3배가 증가할 것으로, 조기 사망자 수는 300만 명에서 2060년에는 600만~9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불 비용과 관련, ‘Deloitte Access Economics’의 호주 파트너인 캐스린 매튜스(Kathryn Matthews) 경제연구원은 “호주의 경우 자연재해 확산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튜스 연구원은 “딜로이트는 2017년 보고서에서 산불뿐 아니라 모든 자연재해의 경제적 총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2050년까지 매년 3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하면서 “이 비용에는 사망과 부상, 고용, 교육, 지역사회 네트워크, 보건 및 복지 등 중요한 사회적 영향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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