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여행자들에 대한 입국금지를 결정한 연방정부가 이를 한 주 더 확대, 금주 2월 22일(토)까지 연장하며, 추후 상황을 판단해 추가 연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호주 관광산업은 물론 국제교육업계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시드니국제공항의 입국자들. 사진 : ABC 뉴스 화면 캡쳐.
“중국여행자 입국 제한 확대, 호주 안전 유지 고려한 결정”
피터 더튼 내무 장관, ‘중국 측 불만 이해하지만 안전이 우선’ 강조
지난 2월 1일(토),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로 연방 정부가 14일간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여행자들의 입국을 금지키로 한 데 이어 이를 일주일 연장키로 하면서 중국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이 바이러스(COVID-19)의 확산을 차단하는 길은 중국에서 입국하는 이들을 제한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월 13일(목) 연방 국가안보위원회는 보건 당국으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을 받은 후 중국 여행자 입국금지 연장을 결정한 바 있다. 정부의 처음 임국금지 조치는 지난주 15일(토)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이를 한 주(a week) 더 시행키로 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우리(호주 정부)는 매주 이를 재검토할 것이며, 여기에는 앞으로 나오는 모든 의학적 증거가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중국에서 들어오는 여행자 입국 금지는 금주 22일(토)까지 계속되며, 이의 해제에 앞서 다시금 상황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중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수가 늘어날 경우 ‘입국금지’는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호주 당국의 이 같은 결정에 중국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캔버라의 중국대사관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호주 정의부 결정을 비판하면서 가능한 이른 시간에 금지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터 더튼(Peter Dutton) 내무부 장관은 “중국 정부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우리(정부)는 호주 최고 의료 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로부터 자문을 받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관은 이어 “물론 호주는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원하지만 정부의 책임은 호주국민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러한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는 호주 영주비자 소지자나 시민권자는 제외되며, 중국 본토에서 호주로 들어오는 방문자들을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홍콩, 마카오 등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에서 오는 이들은 입국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정부의 이번 결정과 관련, 연방 보건부 폴 켈리(Paul Kelly) 차관은 “보건 당국이 정부에 제공한 조언은 중국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숫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 차관은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후베이 성에서 바이러스 감염 및 사망자 수가 다시 증가했음”을 언급한 뒤 “이 바이러스 전염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보건 당국)의 관심사는 바로 이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중국 여행자 입국금지는 호주 산업계에 직접적 타격을 가하고 있다. 호주 관광산업협의회(Australian Tourism Industry Council)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관광업계의 재정적 손실은 이번 여름 시즌 산불로 인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국제교육 산업 또한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오는 사람들에 대한 이번 입국금지 조치는 호주 고등교육기관에 등록되어 있는 최소 10만 명 이상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호주로 입국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호주대학연합인 ‘Universities Australia’의 카트리오나 잭슨(Catriona Jackson) 대표는 “정부의 이번 입국금지 연장 결정에 국제교육 업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잭슨 대표에 따르면 일부 대학은 학기 시작을 연기했으며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기로 한 대학도 있다.
그녀는 이어 “우리는 가능한 많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학생들이 안심할 수 있는 확실성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