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직접 대면진찰 없이도 환자에게 필요 의약품을 '즉각 처방‘(instant prescriptions) 하는 온라인 의료진찰 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이 주제를 다룬 최근 채널 나인(NINE)의 시사 프로그램 ‘A Current Affair’ 화면 캡쳐.
“환자를 위험에 빠뜨린다” vs “환자에게 필요하다”
의약품 온라인 처방 놓고 찬반 논란 거센 호주 의료업계
환자가 의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진찰을 받은 후 ‘즉각 의약품 처방’(instant prescriptions)을 받아 자기가 지정한 약국에서 약을 살 수 있는 의약 온라인 서비스가 현재 호주 내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의료계의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난 2월 25일 채널 나인(NINE) TV 시사 프로그램 ‘커런트 어페어즈’(A Current Affair) 방송은 이 주제를 자세히 다루었는데, 호주 의사협회가 온라인 처방에 대한 오진 가능성을 지적하며 환자들이 오히려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온라인 처방 플랫폼 및 약사 측은 환자들의 편의와 권리를 위해 이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상반된 입장의 주장을 상호 조명했다.
RACGP(Royal Australian College of General Practioners)의 총장 해리 네스폴론(Harry Nespolon) 박사는 “환자들에 대한 자세한 지식 없이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온라인 진단은 환자들을 잘못 진단할 위험성이 크다”며 “(온라인 환경에서처럼) 각 환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처방을 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약 처방 없이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이 최선이기에 대부분의 의사들은 되도록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의 수를 최소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가능하면 (환자는) 같은 GP에게 계속 진료를 받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온라인 의약 플랫폼 ‘인스턴트 스크립트’(Instant Scripts)의 임상감독 애셔 프레일이치(Asher Freilich) 박사는 “의료서비스의 3대 우선과제는 편의성, 안전성, 접근성”이라며, “온라인 처방은 정규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스턴트 스크립트 앱을 통해 현재 약 97%의 재 처방 승인률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복용해야하는 약을 복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 강조했다.
현재 여러 온라인 의약 플랫폼들에서는 천식, 우울증 및 불안증, 당뇨, 피임 등을 위해 필요한 300개 이상의 약품들에 대한 즉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 프로그램은 약사들의 입장도 전했는데, 빅토리아 주의 작은 마을 밀라와(Milawa)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셔윈 카샤니(Sherwin Kashani) 약사는 “현재 이 지역에서는 환자가 GP를 만나기 위한 대기 시간이 4~6주 정도까지 오래 걸린다”며, “인스턴트 스크립트가 호주 전역의 농촌 지역사회에 의료용 생명줄을 제공하고 있다”고 온라인 의약품 플렛폼에 대한 지지 입장을 강력 표명했다.
현재 환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여 처방전을 주문하려면 먼저 환자 자신의 세부 정보를 등록한 후, 온라인 진단을 위한 디지털 의료설문지를 작성해야 한다. 환자가 작성한 의료 설문지는 플렛폼에 등록돼 있는 GP 의사에게 전해져 온라인 진단을 거친 후, 의사가 승인한 처방전이 이메일을 통해 환자가 지정한 약국(역시 플렛폼에 가입돼 있는)으로 전달된다. 이 서비스는 호주 국내 전역에서 통용되며 환자는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이 서비스를 통해 학교나 직장에 아파서 가지 못할 때 제출해야하는 의사 진단증(Medical Certificate)도 발급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메디케어 환급(refund)은 가능하지 않으며, 따라서 메디케어 카드가 필요하지 않다.
인스턴트 스크립트는 이 처방전 발행 절차에 대해 환자에게 처방전당 15달러를 청구하고 있다. 인스탄트 스크립트(InstantScripts) 앱은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https://www.instantscripts.com.au/ 참조)
임옥희 기자 /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