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각 도시의 주말 경매가 온라인으로 진행된 후 두 번째 주말인 지난 4일(토), 시드니와 멜번에서 예정됐던 각 1천200채 넘는 매물의 절반 이상이 당사자 간 직접 거래로 전환했다. 하지만 예정대로 온라인 경매로 진행된 매물 가운데는 높은 거래 가격을 보인 주택들이 속속 나왔다 사진은 에핑(Epping)의 3개 침실 주택. 117달러에서 시작된 이 주택의 낙찰가격은 130만 달러였다.
이달 첫주(4일) 경매, 시드니 39.4%-멜번 30.5% 낙찰률 기록
매년 4월 첫 주 시드니 경매는 가장 많은 매물이 등록되어 보통 ‘슈퍼 토요일’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지만 지난 3월 마지막 주부터 공개 경매가 금지되면서 애초 예정됐던 상당수의 매물이 당사자 간 직접 거래(private treaty)로 전환됐다.
3월 말 온라인 경매가 시작된 첫 날에는 다소 기술적 결함이 있었지만 두 번째인 지난 주(4일)에는 이에 적응하면서 경매 진행 매물은 많지 않았지만 비교적 꾸준한 결과를 기록했다는 평이다.
애초 이날 시드니에서는 1천244채의 매물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공개 경매가 금지되면서 매매를 최소하거나 36%는 직접 거래로 바뀌어 등록 주택의 21%만이 온라인 경매로 진행됐다.
이날 저녁 ‘도메인’(Domain)이 집계한 시드니 경매 낙찰률은 39.4%였다.
멜번 또한 시드니와 비슷한 1천248채가 등록되었지만 65%는 경매를 취소, 직접 매매로 전환했으며 매매를 취소한 주택도 많았다. 이날 멜번의 온라인 경매 낙찰률은 30.5%로 집계됐다.
시드니의 에핑(Epping)에서 나온 3개 침실 주택에는 139명이 온라인 경매에 로그인 했다.
입찰 등록이 지연되고 진행이 느려 예정 시간보다 늦게, 117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된 가운데 10명의 예비 구매자들이 45분간 가격 경쟁을 이어가 130만 달러에서 거래가 마무리 됐다.
매매를 맡은 ‘McGrath Epping’ 사의 베티 오커랜더(Betty Ockerlander) 에이전트는 불과 2주 전에 매물로 나와 캠페인을 시작했지만 예비 구매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은 주택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낙찰 여부에 대해) 긴장하지 않았다”면서 “예비 구매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고 개인적으로 이 매물에 대한 인스펙션을 요청한 사람도 28명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오커랜더 이에전트는 이어 “만약 공개 경매를 했다면 더 많은 입찰자를 끌어들였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벤더(vendor) 헬렌 카스웰(Helen Carswell)씨와 로드니 하트(Rodney Hart)씨는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정말 좋은 결과”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하버필드(Haberfield)의 호손 퍼레이드(Hawthorne Parade) 상에 자리한 2개 침실 세미하우스 또한 예정보다 늦게 경매가 시작되고, 입찰 도중 스트리밍의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95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된 이 주택에는 6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이 가운데 3명이 2만5천 달러씩 제시, 가격이 빠르게 올라 122만 달러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하버필드(Haberfield)에 자리한 2개 침실의 세미하우스. 이 주택에는 6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 95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돼 122만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매매를 진행한 ‘Time Realty’ 사의 아담 스카파투라(Adam Scappatura) 에이전트는 자신의 첫 온라인 경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약간의 기술적 문제가 있었지만 온라인 경매로도 주택 거래가 충분히 진행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는 그는 “구매자들이 이 구매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으나 재정적 준비가 되어 있고 안정된 직장이 있는 예비 구매자들은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멜번의 첼튼엄(Cheltenham)에 있는 2개 침실의 주택은 ‘Gavl’ 플랫폼을 통해 경매가 진행돼 58만5천 달러에 거래를 마무리 지었다.
와리갈 로드(Warrigal Road) 상에 자리한 이 주택은 48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됐으며 처음에는 비교적 낮은 입찰가격이 제시됐지만 예비 구매자들이 점차 5천 달러씩 가격을 제사하면서 잠정 가격인 52만 달러를 훌쩍 넘겼다.
경매를 진행한 ‘Ray White’ 사의 케빈 초크시(Kevin Chokshi) 경매사는 “지난 주 온라인 경매를 통해 바로 이웃에 있는 비슷한 조건의 유닛을 58만2천 달러에 판매했었다”며, “이와 비슷한 낙찰가를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라인 경매에 대해 사람들이 선뜻 나서기를 주저했지만 예상 외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벤더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온라인 경매 두 번째 주인 이날, 멜번에서는 애초 등록됐던 주택의 절반 이상이 직접 매매로 전환했다.
시드니 서부의 길드포드(Guildford)에 있는 4개 침실 주택은 3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한 가운데 7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됐으나 입찰자 2명이 포기하고 남은 1명의 제시 가격이 71만4천 달러에 그쳐 낙찰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부동산 회사 ‘LJ Hooker Granville’ 사의 토니 엘타키(Tony Eltakchi) 에이전트는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이 구매자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럼모인(Drummoyne)의 데닝 스트리트(Dening Street) 상에 있는 3개 침실 주택 또한 입찰자들의 제시 금액이 벤더가 요구한 230만 달러를 넘지 않아 거래가 무산됐다.
‘Ray White’ 사의 피터 매튜스(Peter Matthews) 경매사는 “온라인 경매에 대해 예비 구매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며 “이는 분명 새로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매튜스 경매사는 이날 입찰했던 한 예비 구매자와 개별 협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