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 3월 호주 각 대도시 주택가격은 평균 0.7%의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 지난해 7월 이후, 가격 성장폭은 가장 낮은 수치였다.
부동산 분석회사 ‘코어로직’ 보고서, “당분간 수익 감소 불가피”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사태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아직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3월) 호주 대부분 도시의 주택가격이 성장(평균 0.7%)을 이어간 것이다.
부동산 분석회사 ‘코어로직’(CoreLogic)이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 7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가격 성장을 보였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소비자 신뢰가 둔화되고 사회적 혼란이 지속될 경우 이달 하순경부터는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어로직의 팀 로리스(Tim Lawless) 선임 연구원은 “전례없는 불확실성이 호주 경제를 거의 30년 만에 침체로 이끌 수 있으며, 이는 경제활동 위축과 주택가격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리스 연구원은 “지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단기간 충격을 주었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당시보다 더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더욱 둔화될 수 있다”면서 “금융 문제로 인한 경제 타격이 아니라 이번 사태는 보건 관련 위기의 불확실성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AMP의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호주에 10% 이상의 실업률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로리스 연구원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써는 (여러 가지 폐쇄 조치가)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이번 사태는 이것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라는 로리스 연구원은 “꽤 오랫동안 동면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연방정부가 세 번째 지원 패키지로 내놓은 1천300억 달러 규모의 ‘JobKeeper 보조금’ 계획을 환영하면서 “그렇다 해도 실업률이 급등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리스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으로 부동산 시장에 매물 등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코어로직의 플랫폼을 언급하며 “최근 몇 주 동안 등록 매물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설명한 뒤 “이는 향후 몇 주 동안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부동산중개회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인용, “구매자와 매도자 문의가 최근 수주 사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며 “중개회사들 대부분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바트 이외
모든 도시에서 가격 상승
지난 달 대부분 도시의 주택가격이 다소 상승한 반면 유일하게 호바트(Hobart, Tasmania)는 0.2%가 하락했다. 지난 수년 사이,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호바트 주택가격은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했었다.
도시별로 보면 시드니의 상승률은 1.1%로 가장 높았으며 멜번 0.4%, 캔버라와 브리즈번이 각 0.6%였다. 하지만 각 도시 내 일부 지역(region)은 하락을 기록했다. 비교적 성장률이 높은 멜번의 이너 이스트(inner east)는 지난 달 0.2%가 떨어졌다. 멜번 이너 사우스(inner south), 시드니의 서덜랜드(Sutherland), 브리즈번의 입스위치(Ipswich)와 로건(Logan) 또한 하락을 보인 지역이다.
각 주(State) 대도시 가운데 애들레이드(Adelaide, South Australia)는 0.3%로 상승폭이 가장 낮았다.
로리스 연구원은 “하지만 현재 상황(코로나 바이러스)이 직업에 영향을 미치고 가계신뢰에 영향을 주면서 지난달 주택가격 오름세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COVID-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로 오픈하우스, 현장 경매를 금지시킴으로써 주택 구매자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그는 “이번 위기는 일시적이며 수천 억 달러의 정부 경기부양책, 부실대출자에 대한 관용, 기록적인 저금리 등은 결국 주택가격을 다시 반등시킬 것”이라며 “이는 이번 사태의 지속 기간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호주 통계청(ABS)이 내놓은 올 2월 호주의 주택건축 승인 건수는 전달에 비해 다소 늘어났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새 주택에 대한 수요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프리미엄 주택’,
가격 하락 예상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높은 수익을 보였던 고가 주택(premium value property)도 이번 사태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분기 6.6%의 높은 가격 상승을 보였던 프리미엄 주택이 올 3월 분기 3.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로리스 연구원은 “이 부문의 성장률 하락이 향후 더욱 두드러질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대부분 접객 서비스, 관광, 소매 부문에서 발생했지만 주식 가치도 타격을 받아 고급 부동산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로리스 연구원은 임대료 부담이 대부분 지역에서 미미한 수준으로 유지되어 온 가운데 전국 임대료 지수는 지난 한 달(3월) 0.3%, 3월 분기 1.2%했지만 임대료 하락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CommSec’의 수석 경제학자인 라이언 펠스먼(Ryan Felsman) 연구원은 지난 달 중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 조치들이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기 이전까지 호주 부동산 시장은 양호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1년 전에 비해 주택(house)은 9.1%, 유닛(unit)가격은 8.3% 상승했으며, 이는 지난 4년 사이 가장 큰 폭의 연간 성장률이다.
펠스먼 연구원은 “주택시장은 호주 경제에서 밝은 부분에 해당한다”며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이 시작되고 확산을 막기 위한 제한 조치가 나오면서 부동산 구매자들은 첫 주택을 마련하거나 업그레이드 하는 것에 더욱 신중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호주 통계청(ABS)이 발표한 올 2월 호주의 주택건축 승인 수치는 1월의 약세에 비해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BIS Oxford’의 마리 킬로이(Maree Kilroy) 경제 연구원은 “전월에 비해 20%가 증가한 이 수치는 지난 2013년 이래 가장 큰 건축승인 건수”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처럼 높은 승인 건수에 대해 “빅토리아 주에서의 고밀도 주거지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보았다. 반면 NSW 및 퀸즐랜드 주에서는 2% 감소했다.
킬로이 연구원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주택건축 부문에서도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며 “경제 불안 속에서 오픈하우스 및 공개 경매를 금지함으로써 당분간 새 주택에 대한 수요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 각 도시별 주택가격 상승률
(도시 : 3월 상승률 / 연간 상승률 / 중간 가격)
-Sydney : 1.1% / 13% / $882,849
-Melbourne : 0.4% / 12.0% / $695,299
-Brisbane : 0.6% / 3.1% / $506,553
-Adelaide : 0.3% / 0.9% / $437,296
-Perth : 0.5% / -3.1% / $445,614
-Hobart : -0.2% / 4.2% / $483,032
-Darwin : 2.0% / -5.4% / $392,348
-Canberra : 0.6% / 4.7% / $626,932
-National : 0.7% / 7.5% / $554,229
Source : CoreLogic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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