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시드니대학교(Western Sydney University) 지역개발 싱크탱크인 ‘Centre of Western Sydney’의 연구 책임자 필립 오닐(Phillip O'Neill) 교수. 그는 거주 인구가 늘어나는 시드니 서부 지역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교통상황 악몽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Centre of Western Sydney’ 보고서... “심도 있는 정책 논의 필요”
광역시드니의 높은 주택가격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오래 전이다. 아직은 주택개발 여지가 있고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시드니 서부 지역(Western Sydney)의 거주 인구가 최근 수년 사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이를 반영한다.
이런 가운데 향후 10년 이내 서부 지역 50만 명이 심각한 교통난으로 인한 ‘출퇴근 악몽’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웨스턴시드내대학교(Western Sydney University) 지역개발 연구소인 ‘Centre of Western Sydney’는 새 보고서를 통해 시드니 서부 지역의 일자리 부족을 제기했다.
‘Centre of Western Sydney’ 연구 책임자인 필립 오닐(Phillip O'Neill) 교수는 “시드니 서부의 도시개발 계획을 언급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말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시드니 서부에서 자라고 학업을 마친 야사민 힌나(Yasameen Hinna)씨는 남서부, 안클리프(Arncliffe)에 있는 직장까지 먼 거리를 출퇴근 하다 이 지역에서 새 일자리를 찾고 있다.
오닐 교수에 따르면 현재 시드니 서부 지역 거주 인구에 비해 일자리는 22만2천 개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부지역 거주 전문직 종사자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오닐 교수는 “시드니 서부의 전문직 및 지식기반 근로자의 거주 증가율은 브리즈번(Brisbane), 퍼스(Perth), 애들레이드(Adelaide)의 성장률을 초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사민 힌나(Yasameen Hinna)씨는 새 일자리를 찾는 엔지니어이다. 그녀는 지난 10년 넘게 시드니 서부에 거주하면서 이곳에서 학업을 마쳤다. 그리고 그녀는 집에서 가가운 이 지역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 한다. 그 목표 중 하나가 새로 건설되는 웨스턴 시드니 공항(Western Sydney airport)이다.
그녀의 이전 직장은 거주지에서 상당히 먼 거리인 안클리프(Arncliffe)에 있었다. 그렇기에 새 직장을 구하면서 그녀는 출퇴근 시간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힌나씨는 “내가 거주하는 지역 사람들은 직장을 오가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 서부에 거주하는 이들은 다른 지역의 직장으로 출퇴근 하기 위해 갈수록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사이 시드니 서부 지역의 노동력은 빠르게 변했다. ‘Centre of Western Sydney’의 이번 보고서는 파라마타(Parramatta), 블랙타운(Blacktown), 캔터베리-뱅스타운(Canterbury-Bankstown), 페어필드(Fairfield) 등 4개 지방정부 지역의 오래된 산업 지대(industrial belt)를 설명하고 있다.
1971년까지만 해도 이 지역 근로자의 10만4천 명이 제조업에 종사했다. 이는 해당 지역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2016년, 이는 3만6천 명으로 감소했다. 이 지역 노동 인력의 7.8%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이 지역 거주자 가운데 대학 학위 소지자는 3천900명에서 19만8천 명으로 늘어났다.
4년 전 주택가격이 저렴한 시드니 서부 조단 스프링(Jordan Springs)으로 이주한 다미안 섀넌(Damian Shannon. 사진)씨는 매일 2시간 이상 기차 여행을 하며, 대중교통 이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Centre of Western Sydney’의 보고서는 현재 시드니 서부의 30만 명 이상이 거주지 외 지역에서 일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구가 늘어나는 반면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해 다른 지역의 직장으로 매일 출퇴근 해야 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오닐 교수는 “지난 20년 이상 이어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는 2036년에는 55만 명 이상의 시드니 서부 지역 근로자들이 다른 지역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 하고자 먼 거리 여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거주민들에게 있어 이 문제는 ‘현실’이다. 다미안 섀넌(Damian Shannon)씨는 서부 지역의 저렴한 주택가격 때문에 펜리스(Penrith) 인근, 조단 스프링(Jordan Springs)으로 이주했다. 하지만 이 인근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기에 그는 매일 상당히 많은 시간을 기차 안에서 보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나기 이전까지, 매일 평균 2시간 이상 기차를 타야 했다”는 섀넌씨는 “이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 이후 4년 동안 출퇴근은 점점 더 힘들어졌고 기차를 이용하는 이들도 더욱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오닐 교수는 “시드니 서부 지역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거나 주요 시설을 이전하는 등 심도 있는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전까지 정부 정책은 주요 일자리가 밀집된 곳에서 멀리 떨어진 그린필드 거주지를 만들겠다는 데에만 초점을 두었다”면서 “이는 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출퇴근을 위해 하루 60~70km의 거리를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